까마귀가 새로운 골치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칠량 송정리의 칠량천과 명주천이 만나는 들녘에는 보리밭이나 사료작물 밭을 까맣게 덮고 있는 까마귀떼를 볼 수 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보고되고 있지는 않지만 마을의 주택이나 축사까지 날라들어 귀찮게 하고 있다니 장기적인 걱정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 동안 고니나 청둥오리, 기러기 등 겨울철새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주민은 현재의 까마귀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되고, 이들이 떼를지어 다니며 농작물을 공격하는 것을 벌써부터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또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기존 텃새들이 까마귀떼들에게 밀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친환경농업이 일반화 되면서 들판에는 사라진 텃새들이 돌아오고 있다.
 
대표적인 조류가 독수리나 매와 같은 맹금류인데, 이들 맹금류 조차 까마귀떼들에게 쫒겨나는 신세가 되고 있다. 맹금류가 이 정도 이면 다른 텃새들이 까마귀들에게 당하고 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왜가리와 같은 힘없는 새들은 까마귀 한 마리 정도도 당해내지 못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띠고 있다. 장기적으로 생태계 변화를 걱정해야될 사안이 될 수도 있다.

까마귀들은 밤에는 인근 야산에서 잠을 잔 후 날이 새면 떼를 지어 들녘으로 나오고 있다. 인적이 뜸한 들녘에 내려 앉아 작물을 집중적으로 뜯어 먹고 있고, 멀리서 인기척이나 차소리가 들려오면 주변 전기줄로 옮겨 동태를 살피고 있다고 한다. 예부터 까마귀는 영리하기로 소문난 조류다.

까마귀 세력이 급격히 증가하면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하게 된다. 까마귀떼로 유명한 울산의 경우 하늘에서 떨어지는 배설물 때문에 빨래조차 바깥에 널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기지나 않을까 건강까지 걱정해야 한다. 까마귀떼의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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