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거가 되는 사실자료는 객관적인 타당성이 있어야 인정받는다

(다)필자가 농촌 이주 흐름의 대세로 자리 잡은 귀촌 열풍에 대해 경계하는 것은 ‘너도 가니 나도 간다’는 식의 무분별한 전원행을 부추기지나 않을까 걱정되어서다. 도시민들이 귀촌을 너무 쉽게 생각해 치밀한 계획과 준비 없이 이를 결행하게 되면 시골 정착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동아 2015-4-1>

(가)문단은 귀농·귀촌 실태를 통계수치로 보여주고있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문단(2)에서는귀촌 열풍 분명한 사실, 거품의구심, 돈벌이 수단 우려등의 문제를 제시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다)문단은 준비성 부족하면 귀촌 실패 가능성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너도나도 감성에 이끌려 귀농귀촌 붐이 일어나는 걸 경계하는 컬럼이다. 이처럼 통계에 의한 사실 자료는 어떤 주장을 이끌어내는데 실감있고 인상적인 느낌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그만큼 설득력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자연법칙>
물체는 아래로 떨어진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밀물과 썰물현상. 음력날짜에 따라 달의 모양 변화, 이런 자연 법칙도 확고한 사실자료로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발생한 현상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점에서 썰물로 인해 바닷가 뻘밭에 배들이 얹혀있었다는 주장을 펼 경우 그 시점이 썰물때가 맞는지를 입증해주면 옳은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어느시간이 되면 밀물과 썰물이 교체한다는 자연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달이 훤하게 비춘 밤 10시 오이밭에서 오이를 훔쳐 달아난 사람을 보았다는 증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도 자연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그날밤 그 시간에 달이 떠 있지 않았다면 먼거리에서 그 장면을 볼수 없는 것이다. 달이뜨는 날이었는지의 여부를 밝히면 사실 입증이 분명해진다. 달모양이 음력 날짜에 따라 변화고  달이 뜨지않는 주기가 일정함으로 자연법칙에 따른 사실 입증자료가 된다.

<역사적 사실>
거북선은 이순신이 발명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이순신은 훌륭한 장군이다”“이순신은 장군이자 발명가다”라는 명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것(역사적 사실. 전제)은 애민정신이 이루어낸 위대한 유산이다.(결론)”라는 논리적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보기1>
(가)일본은 6·25의 원인이 된 한반도 분단에도 책임이 있다. 1941년 4월 일본은 소련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했다. 그해 12월 진주만 습격 전에 소련에 미리 손을 쓴 것이다. 그러나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일본 본토에서 상륙작전을 벌일 경우 많게는 300만 명의 미군 희생을 예상하고 소련에 일본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으로부터‘무조건 항복’압박을 받고 있던 일본은 소련에 미국과의 중재를 간청한다. 일본이 시간을 끌고 있던 중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고 이틀 후 소련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10일 한반도에 진주한다. 일본이 일주일만 일찍 항복했어도 소련의 개입은 없었을 것이고 한반도의 분단도 없었을 것이다.

(나)일왕의 항복 선언 후 맥아더가 대표하는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일본의 모든 산업을 해체해 전후 일본을 스위스와 같은‘영세중립 낙농국가(permanent neutral pastoral country)’로 만들려고 했다. 태평양전쟁은 일본의 군벌과 재벌이 결탁해 일으킨 것이기 때문에 일본을 다시는 전쟁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군벌을 숙청하고 재벌을 해체하는 것이 중요했다. 맥아더 사령관은 많은 우파 정치인들을 체포했고 이 중에는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도 포함돼 있었다. 국제군사재판을 열어 A급 전범 7명을 교수형에, 16명을 종신형에 처했다. 일본 경제 전반의 해체작업도 진행됐다. 40여 개 재벌의 해체가 결정되고 실제로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야스다 닛산 등 재벌의 해체가 진행됐다.

(다)그러나 1949년 10월 중국이 공산화되고 바로 그 다음 해 여름 6·25가 터지면서 미국의 일본 정책은 180도 바뀐다. 군국주의와 파시즘을 상대로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른 미국이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적을 발견하면서 일본을 공산주의에 맞서는 아시아의 보루로 재건하기로 방향을 바꾼다. 재벌 해체 정책은 흐지부지됐다. 우익 정치인들을 대거 석방하기 시작했고 이때 기시도 석방됐다. 미국의 숙적 일본이 하루아침에 미국의 동맹 파트너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일본을 영세중립 낙농국가로 만들려던 미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면 오늘의 일본은 없었을 것이다. <동아 2015-4-27>

(가)문단의 소주제는 일본이 한반도 분단에 책임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명제를 입증하기 위해 배경이 된 역사적 사실을 입증자료로 제시했다. 미국이 소련에게 일본에 선전포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소련이 일본상대 전쟁을 위해 한반도에 군대를 진주시킨다. 일본은 소련에게 미국과의 중재를 간청했지만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일본이 항복을 늦춘사이 소련이 한국에 진주하는 바람에 한반도 분단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일본이 한반도 분단에 책임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높아지고 이 주장도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추상화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일본은 분단 과거사에 대해 사죄해야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 수 있는 것이다.

(나)문단은 미국이 일본을 영세 중립 낙농국가로 만들기 위해 군벌과 재벌을 해체하기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다)문단에서 나타났듯이 중국이 공산화되고 6.25가 터지는 바람에 미국은 일본에 대한 전략을 바꾸어 동맹으로 전환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오늘의 일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상화한 사실을 제시했을 경우 구체적 사실이나 사례로 뒷받침하면 논증이 한층 강화된다.
 
<보편적 사실>
누구나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사실을 말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말하는 동물이다” “교사는 가르치면서 배운다”라는 말은 보통 사람이면 상식으로 받아들이며 사실로 믿고 있다. 자신이 펼친 주장이 이러한 보편적 사실을 근거하고 있다면 이를 구체적인 명제로 뒷받침해야 한다.

<보기>
(가)석가모니 이전의 인류는 신의 권위에 짓눌려 인간의 성스러운 존엄성을 망각하고 있었다. 이 굴레를 벗어 던져 인간을 신으로부터 해방시킨 것이 인도에서는 석가모니이다. 이 시기 중국에서는 공자와 노자가 같은 일을 했으며, 희랍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신에게 대항하는 이성(理性)의 깃발을 높이 쳐들었다. 이 시기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인본주의의 물결, 이것을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서 ‘축의 시대’라고 명명했다.

(나)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행복이야말로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최고의 선(善)’이라고 말했다. 석가모니 역시 인간의 행복을 말할 뿐이며, 그 행복이란 일체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대자유이다.

(다)현대의 잿빛도시와 저성장 시대가 초래한 답답한 미래는, 우리로 하여금 더욱 강렬한 해방과 자유를 갈망하게 한다. 북송을 대표하는 화가 곽희는 그의 미술이론서 ‘임천고치’(林泉古致)에서 ‘누구나 자연을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그곳에 거처할 수는 없으므로 산수화를 곁에 둔다’고 하였다. 이런 점에서 붓다는 행복과 자유를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을 환기할 수 있는 한 폭의 산수화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석가모니가 귀한 것이 아니라 내가 존귀하기 때문이다.

(라)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봄일 수도 있지만(春來不似春)’, 동시에 ‘단지 하나의 떨어지는 낙엽으로 온 천하에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一葉落知天下秋)’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오지 않는 것에 다가가고 숨겨진 것을 찾으려는 모험심으로, 우리 모두 행복이 가득한 본래의 나를 찾아가 보도록 하자. 그것은 어제나 멀리가 아닌 바로‘지금’일 뿐이다. 이러한 행복의 밝은 빛이 비칠 때 자살이라는 암울한 그림자는 현대사회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한국 2015.05.21>

(가)문단은 역사적 사실이다. (나)(다)(라) 문단은 보편적 사실들로 꾸며졌다. (나)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다)현대의 잿빛도시와 저성장 시대가 초래한 답답한 미래는, 우리로 하여금 더욱 강렬한 해방과 자유를 갈망하게 한다. (라)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보편적 사실로 받아들일만한 입증자료들이다.

<보편적 지식>
상식, 원리, 개념, 격언, 속담, 과학(의학)지식

(가)사망률은 몸무게(㎏)를 키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인 상태에서 가장 낮다. 몸무게 72㎏, 키 170㎝인 남자의 BMI가 25쯤이다. 그런데 한국인과 아시아인 기준으로 BMI 25는 비만에 해당한다. 미국은 30 이상이다. 아시아인은 체중이 늘어나면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민감하게 커져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한림대 의대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팀은 이것이 지나친 잣대라고 분석했다. 한국인 비만 기준은 BMI 27 선이 적당하다는 게 연구 결과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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