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선/강진군 예산팀

군청 예산팀에 근무한 지 어느 덧 만 3년이 되어간다. 맡은 업무 가운데 공모사업 분야가 있다. 처음에는 공모사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공모사업은 중앙부처나 해당 부처 산하기관 등이 어떤 사업을 공모하면 이와 연관된 지방자치단체 관련부서가 사업 계획서 등을 작성해서 신청하는 것이다.

강진군은 해를 거듭할수록 공모사업 선정에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2015년 822억원, 2016년 1천190억원, 2017년 1천192억원을 확보했다. 2년 연속 국비와 도비 1천억원 이상 확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다른 시군 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4배 이상 차이가 나는 확보액이다.

이렇게 많은 액수의 예산을 확보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다른 시군들 역시 왜 국비를 많이 확보하고 싶지 않겠는가. 더욱이 군비 부담이 전혀 없는 100% 나랏돈을 많이 가져오면 그만큼 군 자체 예산쓰임새를 줄일 수 있고 현안사업 해결에 가용예산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득이 있는 게 바로 공모를 통한 국비 확보다.

강진군은 최근 3년새 국비와 도비를 눈에 확 띄게 따오고 있다. 여러 차례 지역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를 한 것처럼 ‘강진군 예산 4천억원 시대’, ‘강진군 농업예산 규모 1천억원 시대’등은 국비와 도비를 그만큼 많이 확보한 덕분이다.

군민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강진군의 살림살이는 다른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내 돈을 쓰지 않고 정부에서 공모를 통해 공개적으로 주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재정자립도 7%대라는 표현이 이해하기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인구, 산업규모 등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현실에서 이를 극복하기위한 군수님과 각 실과소 직원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피를 말린다.

정부가 공모하는 각종 사업들을, 특히 연초에 해당 부처의 정책방향에 이은 세부 공모사업을 물샐 틈 없는 꼼꼼함으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부응하도록 최고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각종 심사, 심의 과정을 거쳐 반드시 선정되도록 해 나가는 과정은 눈물겹다.

예산팀은 군 전체 예산을 편성하고 관리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제 사업부서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 실제 군수님과 함께 정부 부처를 찾거나 부서장들과 긴밀한 협력 속에 쉴 새 없이 정부와 전남도를 오간다. 새벽 기차를 타거나, 직접 승용차를 몰고 하루에 서울과 세종시, 대전광역시를 찾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러한 군수님과 군청 직원들의 발품은 헛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년 연속 국비와 도비 확보액 1천억원 돌파 같은 결실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더욱 국비 확보에 속도가 붙었다.

1월에만 무려 국비 51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0억원보다 무려 190억원이나 더 많이 따 왔다. 올해 연말 기준 목표액 1천300억원을 가뿐하게 넘길 수 있는 초반전이 상서롭다.

이같은 결과는 군수님을 포함해 강진군 직원들의 몇 발짝 앞선 국비확보 노력 덕분이다. 다른 시군이 상대적으로 3월 이후에나 중앙부처를 찾는 것에 비해 강진군은 전년 연말에 로드맵을 짠 뒤 1월부터 곧바로 정부 부처를 헤집고 다니면서 국비가 나올 만한 공모사업을 파악하고 해당 실무자와 책임자급을 꾸준하게 접촉, 결실을 내오고 있다.

강진군 직원들은 부지런함을 넘어 ‘지역 현안은 국비를 따와 반드시 해결한다’는 절실함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걸 보면 강진군은 국비 확보를 위한 공모사업 DNA를 확실히 갖고 있다. 이 DNA를 더욱 강화시킨다면 올 상반기 내 국비 확보는 1천억원을 가볍게 넘길 것 같다. 연말이면 ‘국비·도비 확보액 1천300억원 달성’이란 현수막이 군청 벽면에 걸릴 것 같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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