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80㎏ 한가마당 산지 쌀값은 15일 15만3124원을 기록했다. 이는 5일의 15만2224원보다 0.6%(900원) 오른 가격이다.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에 12만원대로 추락해 농가들을 시름에 잠기게 했다. 산지 쌀값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는 정부와 농협의 대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시장격리 37만t을 포함해 72만t을 매입하는 선제적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9월28일 발표한 데다 농협도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모두 사주기로 해서다.

쌀값 회복세는 여러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무엇보다 농가소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쌀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다. 또 변동직불금 지급 규모도 크게 줄어, 이를 다른 긴급한 농업예산으로 사용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하지만 오랜만에 반등의 기회를 탄 쌀값 회복세의 탄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시장격리곡과 공공비축미 물량 매입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의 최종 매입가격은 수확기(10~12월) 쌀값에 따라 자동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쌀값 회복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달 21일까지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매입실적은 목표물량의 45.2%인 32만5700t으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산물벼 매입실적은 부진한 실정이다.

우선지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만큼 농가들의 자금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가 농민단체와 협의를 통해 중간정산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정부 재고량과 수입쌀이 쌀값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관리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쌀 생산조정제가 철저한 준비로 연착륙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쌀가루 제조 등 쌀 소비촉진 대책도 지속적으로 시행해나가야 한다.

올해 수확기 쌀 대책은 ‘정책을 언제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따라 성공한 정책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올해의 수확기 쌀 대책처럼 선제적인 정책이 다른 농축산물로도 확대돼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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