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장서 15㎏ 1박스당 1만원 내외 거래

지난해 절반수준에 그쳐, 인건비도 안돼

병영면 인근의 한 농장에서 수확시기가 한참지난 대봉감이 여전히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이는 최근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가격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현실에 농민이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
겨울철 대표적 먹거리중 하나인 대봉감이 가격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병영면 인근의 대봉감 농장에는 수확하지 않은 대봉감이 매달려있다. 일반적이라면 1달전에 수확이 모두 끝났어야 했지만 일부 몇몇 농장에서는 대봉감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가격폭락 때문이다.

강진읍과 신전면에서 단감과 대봉감을 재배하고 있는 김모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보통이라면 1달전 수확한 대봉감dl 공판장을 통해 거래가 됐어야 하지만 김 씨의 대봉감은 여전히 저온저장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는 김씨가 가격이 원가도 건지지 못할 정도에 거래되면서 선뜻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공판장에서는 대봉감 15㎏ 1박스당 1만원 내외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15㎏ 1박스당 2만원이 넘었던 것에 비교하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절반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대봉감의 경우 최근 3~4년 사이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해온 품목중 하나인데 가격이 올해에는 좋지 않았던 지난해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로 거래가 되면서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이 피땀흘려 재배한 감을 수확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폭락으로 인해 수확한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수확을 위해 사람을 써야하는 데 남자 1명당 보통 하루에 10만원~12만원을 주어야 한다.
 
김 씨의 경우에도 강진읍과 신전면에 약 9천평의 농장에서 감을 수확하는 데만 인건비로 700만원이 소요됐다. 여기에 포장비용과 퇴비 등 기타 농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까지 포함하면 원가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김 씨의 경우에도 올해 대봉감을 컨테이너박스로 800박스 정도를 수확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수확량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큰 바람과 태풍이 없었던 데다가 수분율은 높고 낙과율은 낮아 열매가 맺힌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면서 홍수출하로 이어져 가격폭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대봉감의 경우 오래 보관할 수 없는 특징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에서 수확시기에 모두 출하를 하거나 아니면 가공해서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가공을 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수확량은 늘어 공판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 농민이 공판장에 팔지 못하고 저온창고에 저장돼 있는 대봉감을 바라보고 있다.
김 씨도 이처럼 현재 15㎏ 박스당 1만원의 가격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뜻 공판장에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판매 시기를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영암 금정뿐만 아니라 순천, 곡성 등지에서도 대봉감이 여전히 공판장으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당분간 가격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김 씨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봉감의 경우 매년 특정시기에 홍수출하로 인해 가격폭락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보다 가공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봉감의 경우 곶감이나 말랭이 형태로 가공된다. 하지만 강진의 경우 현재 가공시설이 없다.
 
대봉감 주산지인 영암과 인근의 장흥 등과 함께 협력해 대봉감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과 보관할 수 있는 저온창고 등을 늘려 시기별로 분산해 출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농가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또 농민들 스스로도 대봉감의 물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간벌이나 축벌을 실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 씨는 “최근 몇 년간 대봉감의 가격이 하락세였는데 올해는 정말 회복불가능 할 정도로 떨어져 걱정이다”며 “원가조차 건지지 못할 정도로 떨어져 감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고민이 많은데 정책적으로 가공시설을 늘리거나 물량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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