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성 원리는 시간적, 공간적, 논리적 배열 등으로 나누어진다

만약 “신문은 논술 참고서다”는 소주제문을 앞세워놓고 그 이유를 한 두개정도만 덩그러니 배치한다면 독자들의 이해가 더딜 수밖에 없다. 왜 참고서라고 하는지 타당한 근거가 3개이상 충분해야하고 그에 따른 부연 설명, 작은 주장에 대한 이유 등이 부연되어야만 설득력이 높아진다. 타당성있는 근거와 부연설명, 사례들이 적절하게 동원되어야만 주제가 명확해져 이해가 빨라진다. 소주제문도 두괄식으로 배치해 위치에 의한 강조 효과도 노렸다. 주장하는 글은 독자를 설득시키는 것이 목적이므로 강조성 원리는 중시되어야 한다.

단락의 통일성이 소주제와 알맞은 재료를 고르는 선택의 원리라면, 연결성은 재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배열의 원리다. 문장 하나 하나의 의미보다는 문단전체의 핵심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서로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글을 이루는 모든 재료들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순리에 맞게 배치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문장들의 적절한 순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뒷받침 문장들이 주제와 부합된 통일성을 유지한 것이라 하더라도 앞뒤가 잘못 연결되면 주제 이해가 어려워진다. 이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나 공간의 순서에 따르거나 논리적인 순서를 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순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문장의 의미가 리듬을 타면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주안점이다. 연결성 원리는 흔히 시간적, 공간적, 논리적 배열 등 세 가지로 나뉜다.

➀시간적 배열
시간적 배열은 뒷받침 문장들을 시간의 순서에따라 늘어놓는 방식이다. 뒷받침문장의 내용들중 어느것이 먼저이고 어느것이 다음이냐는 것을 따져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하루의 일과라면 아침,낮,저녁순으로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 경우 과거,현재,미래순으로 나열하는 식이다.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들이 거리 시위에 나설 경우 시간대별 장소별로 나누어 문장을 배치하는 것이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한다.

<보기1>
이토록 잔인한 4월
1년 전 그날이 생각난다. 날씨는 좀 흐렸지만 출발은 평범한 하루였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 전 휴대전화 알림으로 배의 침몰 소식을 들었다. 걱정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점심은 대학 교수가 된 한 선배가 거하게 내는 자리였다. 성공한 인생사를 축하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번에는 ‘전원구조’란 소식이 들려왔다. 옆자리 휴대전화에도 일시에 ‘딩동’ 알림이 들어왔다. 점심은 왁자지껄 유쾌했다. 모든 비극이 그러하듯 그 시간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회사로 돌아오고 잠시 후,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중앙일보  2015.04.>

1년 전(2014년) 4월 16일 오전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들은 후 변화되는 세월호의 참사 소식을 시간대로 서술해나갔다. 1년 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그날을 회고한 기자 컬럼이다. 오전에 참사소식들음, 점심때 선배와 만남, 만남장소에서 전원 구조 소식들음, 회사 돌아온 후 참사 소식접한 순으로 문장들이 배열되어 있다. 만약 시간순서를 무시하고 점심식사를 먼저 서술했다면 오전 오후의 진행사항을 뒤섞여 기술해야함으로 전후 상황파악이 혼란스러워진다.

<보기2>
봄꽃
남녘 봄은 섬진강 거슬러 온다. 제주도를 밝힌 꽃불이 하동과 광양 사이 하구(河口)로 날아든다. 3월 중순 섬진강 서안(西岸)에 매화로 내려앉는다. 광양 쫓비산 언덕에 소금 뿌리듯 백매(白梅) 만발하면 구례 지리산 자락에 노란 산수유꽃 흐드러진다. 4월 초 섬진강 동쪽 하동 화개장터 길과 19번 국도는 벚꽃 터널이 된다. 그 길에 꽃비 내릴 즈음 구례 화엄사 흑매(黑梅)가 피같이 붉은 꽃 매단다. 섬진강은 열꽃 돋듯 피고 지는 꽃으로 한 달 내내 봄을 앓는다. <조선 2015.03.31.>
 
봄꽃 개화시기를 주제로 다룬 이컬럼은 장소별로 꽃피는 모습을 묘사한 듯 보이지만 시간별 배열 형식의 서술방식이다. 3월과 4월로 구분한 후 제주도에서 출발한 개화가 섬진강을 끼고 광양하구,섬진강 서안, 광양 쫓비산, 구례 지리산 자락에 매화와 산수유가 시차를 두고 차례로 꽃을 피운다고 서술했다. 그 후 이곳에 벚꽃 터널이 형성되고 그 무렵 화엄사에 흑매가 만개한다고 묘사했다. 꽃피는 시기별로 꽃피는 지역을 소개한 것이다.

➁공간적 배열
소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뒷받침 문장을 일정한 공간적 순서에 따라 늘어놓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공간안에서 멀고 가까움, 높고 낮음, 왼쪽과 오른쪽 등의 순서를 정해 차례로 서술해나간다. 아시아 문화예술의 전당을 오픈할 때 기자가 이를 묘사하는 기사를 쓰려면 반드시 공간적 배열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우선 지하에 90%이상의 시설물이 들어있으므로 지상과 지하로 나누어야한다.

처음 정문으로 들어섰을 경우 좌우, 전후의 모습을, 지하로 내려갔을때의 좌우모습, 전후 부분순서로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적 배치때 주의할 점은 한결같이 초기의 기준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등 일정한 방향, 높낮이 기준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해야한다.

<보기1>
석파정은 주변이 온통 바위산으로 둘러싸였다. 인왕산 자락이 휘돌아 내려와 자리를 이룬 곳인데, 좌측 청룡으로는 청와대 뒷산인 백악봉(白岳峰)이 힘차게 솟아 있다. 오른쪽 백호에는 인왕산(仁王山)이 버티고 있다. 멀리 뒤쪽으로 험준한 보현봉(普賢峰)이 내려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가관(可觀)인 것은 석파정 앞으로 보이는 안대(案對)다. 인왕산에서 백악봉으로 돌고개가 이어져 있다. 앞이 뻥 뚫려 있지 않고 언덕으로 연결돼 기운이 빠지지 않는다. 대원군이 이 터를 욕심냈던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선2015.04.12 >

석파정의 봄을 묘사한 이글은 좌측으로부터 묘사를 시작해 우측으로 방향을 튼 후 다시  앞쪽 모습을 차례로 묘사했다. 전형적인 공간적 배치 형식을 따랐다.

➂논리적 배열
논리적 배열은 소주제문을 뒤받침할 경우 원인과 이유를 차례로 제시하고 그때마다 필요한 상술과 예시를 곁들이는 논증 형식의 문장배열을 의미한다. 이방식은 시간적 배열과 공간적 배열을 제외한  방식을 통틀어서 지칭한 방식이다. 소주제문을 서두에 두고 이유를 제시하거나 이유를 먼저 제시하고 소주제문을 끝 부분에 제시하는 형식이 이에 속한다.

또한 단락을 꾸려나갈 때 구체적 사례를 먼저 제시하고 일반화하여 마지막에 배치한다. 이와 반대로 일반화 문장을 소주제문으로 먼저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문장으로 구체화시키는 방법도 쓴다. 즉 두괄식 또는 미괄식 소주제문 배치가 논리적 배열방식의 하나다. 논술법의 기법인 귀납법과 연역법등이 대표적 사례다. 논리적 배열 방식은 구체화의 순서, 일반화의 순서, 찬반의 순서로 구분하기도 한다.
 
구체화의 순서는 소주제문을 맨 앞에 배치하고 그 뒤로 상술, 합리화, 예시 등으로 뒷받침 문장을 배열하는 방식이다. 두괄식 소주제문 배치 방식이다. 반면에 일반화의 순서는 처음부터 구체적인 사실들을 나열하고 맨 끝에 소주제문이 드러나는 형식이다. 구체화의 순서와 정반대 구조다. 찬반순서란 문단의 앞부분과 뒤부분의 서술이 반대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긍정 서술을 하고 그것을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부정하는 서술을 한 후 결론을 맺는 방식이다.

<보기1>
충치·잇몸 질환만 일으키는 줄 알았던 입속 세균이 온몸의 건강을 좌우한다. 입속 세균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입속 세균이 혈액을 타고 들어가 심장·혈관·자궁 등 온몸의 다양한 장기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입속 세균이 심혈관질환·폐렴·장염·조산(早産)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왔고, 현재는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주의를 권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지운 교수는 "입속 세균을 아예 없앨 순 없지만, 가급적 줄이는 것이 전신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2015.03.18>

입속 세균이 온몸의 건강을 좌우하는 이유를 뒷받침문장으로 제시한뒤 연구결과와 전문가의 소견 사례를 덧붙였다. 일반화된 내용인 소주제문을 앞에 내세우고 구체화의 순서를 따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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