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돋보이게 하기 위해 뒷받침 문장을 풍부하게 배치해야 한다

<보기2>
우리나라는 노동과 교육 등의 양극화가 어느 나라보다 심하다. 그리고 정치의 인기영합주의 파행은 상식을 벗어날 정도이다. 노동시장의 경우 실업자와 취업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노동자와 중소기업노동자, 원청업체 노동자와 하청업체 노동자 사이에 서로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처우가 다르다. 교육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돈이 있어야 사교육을 받고 원하는 대학을 간다. 돈이 없으면 신분상승의 기회를 얻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당선과 집권을 위해 이념, 지역, 계층 등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을 불사한다. 또 선심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일을 당연시한다. 최근 경제가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다. 서민과 노동자들의 분노와 좌절이 보통 큰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지난 4ㆍ13총선은 뜻밖의 여소야대 결과를 낳았다. 내년 대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한국 2016.07.10>

이 글은 양극화를 극복하기위한 하나의 제안을 담은 한국의 대표적 지성인이 쓴 컬럼이다. 여러 문단중의 하나인 이 문단은 한국의 양극화와 정치 포플리즘의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단의 소주제가 뚜렷히 나타나 있지 않다.

주제가 양극화인지 아니면 정치포플리즘인지, 서민과 노동자들의 감정상태인지 헷갈리게 한다. 필자는 양극화와 정치 포플리즘을 다루려 했던 것 같다. 그 사례로 노동과 교육의 양극화를 들고 정치의 인기영합주의와 국론 분열을 함께 다루었다. 우선 소주제문의 단일 주제의 원칙에 벗어난다.

어떤 하나의 생각을 다루어야한다는 문단 구성원칙에 어긋난다. 1개 문단에 양극화와 포플리즘을 함께 담고 또 다시 이를 근거로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3개의 주제를 1개 단락에 소화시키려다보니 메시지가 분명치 않다. 이 문단은 통일성 원칙에 위반되는 구성이랄 수 있다.
 
양극화와 정치 영합주의를 분리해서 문단을 따로 구성했어야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제3의 단락을 만들어 4.13총선 결과가 양극화와 정치 영합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였다는 분석 단락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양극화와 포플리즘에 대한 뒷받침문장이 허술하다.

그런데도 이를 근거로 4.13총선에서 여소야대로 심판했다는 주장을 편 것은 무리다.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아무리 해박한 지식을 갖춘 지성일지라도 글쓰기가 서툴다면 자신의 주장을 설득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문단이다. 단락구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보기3>
‘선영(先塋)’은 아주 조심해서 써야 하는 낱말이다. ‘먼저 先+무덤 塋’에서 보듯 선영은‘선조의 무덤’을 뜻한다. 신문 부고 기사에 간혹 ‘장지(葬地)는 ○○ 선영’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조상과 합장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망발이다. 그러니‘선영’이란 말을 쓰려면‘선영 아래’ ‘선영하(下)’라고 써야 한다. 선산(先山)이라고 쓰는 것도 좋다. 선산은 선영과 같은 뜻이긴 하지만, 뜻이 넓어져‘조상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 나중에 돌아가신 이는 선산에 묻어야지 선영에 묻을 순 없다.

선영이라는 낱말을 함부로 쓰는 세태를 지적하며 펼치는 단락이다. 선영이라는 낱말을 조심해서 써야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나도 버릴수 없는 통일성이 잘 유지된 설명문형식의 기자 컬럼이다.

통일성있는 단락을 달성하려면 소주제에 대한 ①개념의 범주를 최소한 축소하는 것과 ②단일개념만을 담도록해야한다. 일반인들의 글을 보면 욕심이 앞선 나머지 주제의 범위를 넓혀 진정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흐려지는 경우를 보게된다. 또한 한 소주제문에다 이것저것 다 담아 문장을 펼침으로서 헷갈리게 한다.

<보기2>에서처럼 양극화와 정치인의 인기영합주의를 하나의 소주제문에 포함시키다보니 주제가 흐려진다. 양극화, 인기영합주의, 경고등의 소주제문으로 각각 나누어 인과론적 문장으로 단락을 펼쳤더라면 이해가 더 쉬웠을 것이다.

소주제 범주 축소의 경우에 대해 예를 들면, ‘고향발전방안’보다는 ‘인재육성 장학금 조달방안’ ‘노인 쉼터설치 방안’ 등 좀 더 구체적 항목으로 소주제를 축소해가는 게 통일성을 이루는데 수월하다. ‘고향발전 방안’하면 범주가 너무 넓어 뒷받침 문장 고르기가 힘들다.

그러다보면 주제와 어긋나는 문장이 등장하게 되고 주제는 초점이 흐러지기 마련이다. 범위를 넓히려면 개념마다 단락을 달리해서 뒷받침문장으로 구체화해야 주제가 선명해진다. 따라서 개념을 하위로, 포괄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분산해서 소주제문을 단정지은게 바람직하다.

범위가 넓으면 글쓰는 이의 정신이 산만해지고 그러다 보면 통일성 유지가 어렵게 된다. 처음부터 소주제를 되도록 한정적이면서 단일 개념으로 정하여야 통일성을 이루기가 쉽다.  소주제문은 단일 개념이 바람직하다는 원칙과도 부합된다.

강조성의 원리는 글의 핵심이 되는 내용이나 주요 내용을 부각시켜 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위한 원리다. 글 전체는 물론이고 문단을 구성할 때에도 함께 지켜져야 할 원리이다. 모든 글이 수사기법인 통일성과 연결성은 물론 동시에 강조성이 유지되어야만 글의 핵심이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주제를 두드러지게 하는 강조성이 결여된 채 평탄하게 서술된다면 독자의 관심도가 그 만큼 떨어지게 된다. 글의 강조 방법에는 분량에 의한 강조와 위치에 의한 강조가 있다.

분량에 의한 강조는 소주제문을 구체화하는 뒷받침 문장들을 충분히 제시해주는 것이다. 소주제는 단락의 핵심 내용이며 전체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 주요 개념이기 때문이다. 단락의 뒷받침 문장이 한두가지 문장으로 끝나버린다면 핵심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주장을 폈으면 그에 따른 근거를 3가지 이상 제시하여 주장이 타당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근거를 제시한 뒤에는 그에 따른 상술이나 예시 등의 문장들이 뒤받침되어야 이해가 빨라진다. 그렇치않고 하나 정도의 근거를 제시해놓고 끝내버린다면 상대를 설득시키기 어렵다.

더구나 상술이나 예시조차 없다면 억지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처럼 분량에 의한 강조란 소주제문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뒷받침 문장의 분량을 충분히 배치한다는 수사원리다. 특히 주장을 폈을 경우 그에 따른 타당한 근거가 충분히 뒤따라야 주어야한다.

위치에 의한 강조는 소주제문을 독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에 두는 방식이다. 소주제문을 단락의 어느 부분에 배치하느냐는 뜻이기도 하다. 단락의 구조형식을 어떻게 하느냐의 방식이다. 두괄식, 미괄식 또는 양괄식 등이 두루 쓰인다. 논술이나 요약을 할 때 두괄식이 강조된다.

독자의 관심을 가장 잘 끌 수 있는 곳이 첫머리라 여기고 소주제문을 맨 앞에 배치한다. 이와 함께 단락의 끝부분도 역시 강조 효과가 크다. 독자들의 시선은 단락의 첫 부분과 끝부분에 모아진다. 따라서 두괄식과 함께 단락의 끝에 배치하는 미괄식을 병행한다. 소주제문을 한층 강조하기위해서는 두괄식과 미괄식을 함께 쓰기도 한다. 양괄식이라 부르는 배치방식이다.

하지만 소주제문을 단락의 맨 앞에 두는 두괄식 방식이 여러모로 효과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두괄식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일 뿐아니라 글쓴이가 글을 써내려 갈때도 뒷받침 문장을 통일성 있게 전개해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장점도 있다. 주장하는 글을 쓸때는 두괄식으로 기초를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기>
신문은 논술 참고서다(소주제문). ①신문속에는 논술에 필요한 배경 지식이 풍부하다(이유1). ②배경지식이 부족하면 논술이 허술해진다. ③신문에 실린 글에는 주제를 서술하는 방법이 전부 들어있다(이유2). ④주제 서술방식은 설명, 기술, 서사, 논술 등 4가지다. ⑤이런 서술법은 논술과정에서 일부 또는 모두 활용된다. ⑥대표적인 논술문인 신문 사설은 논술 문제 해결의 핵심 전제 조건인 독해력을 키우는데 효과적인 참고 자료다.(이유3) ⑦사설을 놓고 요약 훈련을 쌓아가면 독해력이 놀랍게 향상된다. ⑧논술문제를 풀때는 독해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⑨논술문제에 답하려면 제시문 이해가 우선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신문이 논술 교과서라는 소주제문을 앞에 세웠다.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괄식을 택한 것이다. 그런 후 왜 논술문제 참고서라 할수 있는지 그 이유를 제시했다(①③⑥). 배경지식 풍부, 주제 서술방식 망라, 독해력 향상 효과 등 3가지를 들었다. ②③⑤는 상술이며 ④는 예시다.
 
⑦⑧은 사설 중요성을 부연한 상술이며 ⑨는 독해력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합리화 문장이다. ⑨는⑧에 대해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⑧⑨문장은 생략해도 무방하지만 독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위해 덧붙인 것이다. 이처럼 주제를 돋보이게 하고 중요성을 깊이 심어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뒷받침 문장들을 풍부하게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성 원리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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