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만으로 16층 초고층 지탱, 일반아파트보다 위험성 커

지진관련 대피소 마련, 행동요령 등 지진 대책 필요성 제기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물들이 큰 피해를 입어 지진에 취약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 필로티구조 건물이 지진에 기둥이 파손돼 건물이 기울어진 모습이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에 못지 않게 큰 규모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포항지진은 지난해 경주지진보다 피해는 더 컸다. 주택피해만 1만건이 넘었지만 그중에서도 필로티 구조의 건물들의 피해가 커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건물 1층에 외벽이나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기둥만으로 건물을 지지하고 있는 건물이며 보통 주차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체 건물의 하중을 기둥만으로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지진으로 인해 좌우나 위아래로 흔들림이 발생할 경우 일반 건물에 비해 붕괴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필로티구조가 최근 들어서 인기를 끌면서 신축되는 주택중 상당수가 이 구조로 지어지고 있다. 이 구조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주차공간과 건축비 때문이다.

원룸이나 연립주택 등의 1층을 보통 필로티구조로 짓게 되는데 이 구조를 적용하게 되면 층수를 계산할 때 필로티 구조로 된 1층은 층수산정에서 제외된다.

별도로 주차공간 마련을 위한 추가로 부지를 확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건축비 부분에서도 상당히 이득이 있고 시야가 넓어져 미관상 좋다는 장점도 있어 선호되고 있다.

이러한 필로티구조는 지역 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중앙초등학교 주변에 신축된 원룸과 빌라 등이 주로 필로티 구조형태이다. 또 단독주택들에 대한 내진기준도 지난 2월에서야 강화돼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의 경우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위험성이 더 크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지난해 작천에서도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더 이상 강진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필로티 구조가 지진에 대한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진읍 서성리에 들어설 예정인 남양휴튼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라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남양 휴튼의 경우 101동은 현재 16층, 201동은 17층 높이로 1층은 필로티 구조로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 현재 존재하는 아파트중 최고층을 자랑하는 남양 휴튼 아파트가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에 지역주민들은 건물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포항지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물들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필로티 구조에 대한 현황파악에 나서고 있고 오래된 필로티구조 형태 건물들에 대해서는 철거를 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내 최고층 아파트가 필로티 구조로 신축된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우려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강진읍 서성리 일대의 경우 주변에 아파트를 비롯한 높은 건물들이 많고 사람들이 밀집돼 있어 만약 지진이 발생해 피해를 입을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내진설계를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필로티 구조가 아닌 일반적인 아파트의 경우 벽과 기둥이 함께 지지를 해주는데 반해 기둥만으로 구조 전체를 버텨야하는 필로티 구조는 내진설계를 하더라도 지진에 보다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특히 강진의 경우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주민들이 대비해야할 장소나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 같은 것들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더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이제라도 지진에 대비해 건물 구조에 대해 꼼꼼하게 점검하고 지진발생시 대피소나 행동요령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철저히 알리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의 한 주민은 “포항 지진으로 인해 필로티 구조 건물의 위험성을 알게 됐는데 남양휴튼 아파트가 필로티 공법을 사용한다고 해 걱정이 된다”며 “지진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인구밀집지역인 강진읍 서성리의 경우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심각할텐데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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