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광주전남연구원장

최근 사드 배치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가고 있는 지금, 환황해권을 탈피하여 아시아권으로 교류범위를 확대하고자 인도를 다녀왔다.

이번에 타타사회과학원, 옵저브연구재단과 교류협약을 체결하면서 그동안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인디아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국가 면적은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넓으며 2025년이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되는 나라, 해마다 경제성장률이 7%를 웃돌며 이제는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인도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이러한 추세가 2020년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특히 2014년 취임한 모디 총리는 ̒Make in India̓ 정책을 펴면서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해 왔다. 그 결과 지난 3년 동안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무려 40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2016년 8월 15일, 인도 독립 70주년 기념식에서 모디 총리는 국민들에게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인구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35세 미만의 8억 명의 청년들이 있는데 우리가 못할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렇다. 우수한 두뇌, 풍부한 노동력, 앞서 가는 첨단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둔화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거인이 바로 인도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17위 투자대상국이지만, 투자금액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 연말이면 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는 등 제조업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 남도가 인도와 긴밀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안을 갖고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아시아문화전당(ACC)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 뉴델리에 있는 한국문화원을 찾아가 보았더니 인도사람들이 얼마나 우리문화를 좋아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K-pop에 태권도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우리의 풍부한 문화컨텐츠를 사장시키지 말고 가져다 보여 주게 되면 인도인들의 한국문화와 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둘째, 우주로 가는 관문을 갖고 있는 남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화성탐사선을 쏘아 올릴 정도로 세계적 수준의 우주개발기술을 갖고 있다. 달 뿐 아니라 화성에도 우주정거장을 갖고 있다. 뒤쳐진 항공우주산업을 저비용 고효율로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는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파트너라 생각한다.

셋째, 인도의 기아차공장은 우리 지역의 우수한 협력업체들에게 동반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기아차는 아난타푸르에 2019년까지 연 30만대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한다. 연 60만대 생산능력에 머물고 있는 기아차광주공장의 한계를 감안할 때, 유망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까 싶다.

넷째, 인도는 ̒세계의 약국̓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의약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바이오콘의 당뇨병 약은 세계 인슐린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의 바이오 제약회사들과 전남의 백신 클러스터기업들 간에 상호 연구하고 협력해 나가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아닌가. 이제부터라도 인도를 알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경주하자. 아는 것만큼 잘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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