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력은 곧 공직자의 실력, 기획력이 좋아야 인정받을 수 있다

이승옥 전 여수 부시장이 36년간의 공직생활에 있어서 신념을 갖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나종식 전 강진군청 내무과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진군청 근무시절, 공직자 자세 지도
공직자가 실력을 키워야 지역이 산다 강조
인간관계와 애향심 필요성 알려줘
항상 친형님처럼 따뜻한 마음에 감동

나는 군동 금곡에서 태어났으며 강진중학교와 장흥고를 졸업하고 호남대에서 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7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여수 부시장으로 퇴직하기까지 36년동안 공직생활을 해왔다. 나의 첫 근무지는 고향인 군동면사무소였다. 이후 칠량과 강진군청에서 근무를 하다가 도청으로 전입을 하게 됐다.

전남도청에서도 총무과, 공무원교육원, 문화예술과, 지방과에서 근무를 하다가 1996년 사무관으로 승진하게 됐다. 1995년 7월 1일자로 민선 군수가 선출되며 본격적으로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원래 사무관으로 승진하고 광주 인근 지역으로 발령을 받게 돼 있었지만 지방자치시대가 본격 시작돼 지방 공무원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고향인 강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원해 강진군의회의 전문위원으로 오게 됐다.

바로 이 시기에 내 공직생활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바로 군청에서 내무과장을 지냈던 나종식 회장님이셨다.

의회 전문위원을 거쳐 지역개발과장을 맡고 있었을 때 내무과장이셨던 나 회장님을 처음 만나게 됐다. 나 회장님은 온화하고 자상한 인상으로 큰 형님과 같은 편안한 인상을 갖고 계셨다.

나종식 전 강진군청 내무과장
나 회장님도 거의 아들뻘이었던 나에게 친동생처럼 생각하셨고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시며 멘토역할을 해주셨다. 공직생활을 함에 있어서 좋은 사람과 상사, 동료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나는 운이 좋았던 탓인지 좋은 공직선배를 만나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나 회장님이 주말 오후에 전화를 하셔서 “차 한잔하자”고 말씀하시며 나를 집으로 초대하셨다. 이때 나 회장님이 해주신 말씀들이 내 공직생활의 신념이 됐고 이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먼저 지방자치시대에 공무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기획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기획력은 곧 공무원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고 기획력이 좋아야 동료와 상사 등 타인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력은 남이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기에 자기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씀도 덧붙여 해주셨다.

한가지 팁으로 기획실에서 만드는 다양한 계획서를 주의깊게 읽어보고 이를 자기것화시키면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도 해주셨고 책을 가깝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셨다.

또 두번째로 공직자는 중용을 알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공무원 사회도 사람사는 사회인 만큼 인간관계가 중요해 이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해주셨고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공직생활에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세번째로 공직자가 애향심을 갖고 일을 해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지방자치시대에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자신이 근무하는 곳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일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크게 3가지의 공직자로서 갖춰야할 마음가짐과 덕목을 말씀해주셨고 나는 지난해 여수에서 퇴직할때까지 이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강진에서 나회장님과 3년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도청으로 발령을 받게 됐다. 도청 기획계장으로 근무를 하게 됐는데 이 자리는 보통 행정고시 출신이 대부분이다. 비고시 출신인 나는 누구보다 잘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이 때 나 회장님이 해주신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

나 회장님의 조언덕분인지 2년 6개월동안 도청 기획계장으로 근무하면서 2명의 도지사를 모시며 인정을 받았다.

또 도청 관광문화국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2012년 태풍 볼라벤이 지역에 많은 피해를 남겼다. 내 고향인 강진도 예외없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칠량 화훼단지가 하우스가 대부분 파손돼 큰 피해를 주었다.

이에 나는 동료 직원 50여명과 함께 강진을 찾아와 복구작업을 도왔다. 몸은 힘들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도왔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복구작업을 하고 1년정도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칠량 김양석 뷰티팜 대표가 도청 사무실을 찾아왔다. 두 손에는 수국 꽃다발이 가득했고 이를 직원들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복구작업을 도와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이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강진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잔잔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퇴직직전 근무지였던 여수에서도 그동안의 경험과 나 회장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동안 나 자신의 기획력을 키운 덕분에 남해안에서 손꼽히는 관광도시 여수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었다.

지난해 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주민들과 만나며 운동차 고성사로 한번씩 오르는데 이 곳에서 나 회장님을 자주 만나곤 한다. 여전히 건강하신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길 기원해본다.
  <정리=오기안 기자>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