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준/강진군청 한우산업팀장

흔히 9월에서 10월에 이르는 가을철을 ‘수확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시해왔던 주곡인 벼를 수확하는 시기이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파종해 가을철에 수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 초여름기간 또한 ‘수확의 계절’이다. 지난해 가을에서 초봄에 파종한 월동작물, 예를 들면 보리, 밀, 귀리와 같은 맥류나 감자, 마늘, 양파 등의 수확기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요즘은 시설재배기술 보급과 농작물 작부체계의 다변화, 기후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득작물의 보급 등으로 ‘사시사철’농산물이 생산되지만 농산물이 다양하고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수확의 계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생산되지 않았지만 불과 몇 년 전부터 눈에 띄게 많아진 생산물 중의 하나가 초식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는 ‘조사료’이다. 항간에서는 ‘청보리’라고도 하고, ‘사일리지’, ‘총체보리’라고도 하며, 웃으갯소리로 ‘공룡알’이라고도 부른다.

초식가축에게 조사료는 사람에 비교하면 쌀, 밀 등에 해당하는 주식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료자원인 셈이다. 조사료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작물들(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청보리, 귀리, 유채 등)은 경종농가의 월동 소득작목이다. 주로 재배되던 맥류의 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경종농가의 월동작물 대체 소득작목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작목으로, 지금이 가장 바쁜 수확시기이다.

품질 좋은 조사료가 많이 생산되면 경종농가나 조사료 경영체, 축산농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여론이 “지난해에 비하여 생산량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지난해 가을 조사료 파종적기의 잦은 강우로 파종면적도 감소하였지만, 파종했던 필지도 습해를 입어 다시 파종하기도 하고, 종자를 보충해서 뿌리기도 했으며, 해를 넘겨 봄파종을 하는 등 농업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었다. 농업인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조사료 수확기의 날씨가 좋아서 품질만큼은 그 어느 때 보다 좋다는 점이다. 예년의 경우 조사료 수확기에는 많은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었고, 민원의 종류도 다양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건의 민원전화도 없었다. 날씨가 좋았던 이유도 있지만 ‘조사료 경영체에서 수확작업을 성실하게,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군은 40개의 조사료 생산 경영체에서 2천500㏊의 농경지에 조사료를 재배했다. 들판을 보면 많은 면적의 조사료가 수확되어 수확작업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간혹 수확한 조사료를 도로변에 적치해 “경관을 해치고, 운전자의 시야확보를 저해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올해는 ‘2017 강진 방문의 해’로 관광객이 전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한우산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직자로서 간절히 바라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축산농가들도 ‘강진방문의 해’ 운영에 동참한다는 자세로 ‘자신의 농장을 항상 청결히 관리함은 물론, 생산된 조사료를 농경지나 도로변에 적치하지 말고 농장주변에 보기 좋게 적재함으로써 강진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사료 수확작업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좋은 날씨가 유지되고, 모든 경영체들이 사고없이, 성실하게 작업을 완료함으로써 생산된 조사료가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여 경종농가와 조사료 경영체와 축산농가,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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