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이낙연 지사 총리설은 탄핵 전부터 나돌았다. 이 지사가 대통령 출마를 접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올 때 총리설이 접목되어 유포됐다. 담양출신 이개호 의원이 전남지사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소문도 그 무렵 함께 나왔다. 이개호 의원의 전남지사 진출설의 근원은 이낙연 지사와의 공생적 협력관계가 아닌가 싶다.

민주당 보궐선거 경선에서 이 지사의 조직 지원을 받아 승리했고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설이 파다했다. 한때는 이낙연 지사의 선거과정에서 전남부지사 출신인 이개호 의원의 의미있는 활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했다. 이 지사처럼 이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았다. 상호 친밀도가 최상의 수준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 영순위라는 말도 들린다. 부지사까지 거쳤다면 그누구라도 도지사직에 오르고 싶은 욕망은 생겨날 것이다. 호남몰표를 받아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 소속이라는 사실도 영순위 설을 뒷받침한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전남도내 11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금밷지를 거머쥘만큼 지지기반이 튼튼하다. 이낙연 총리내정자의 보이지않는 손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순위 조건이 넘쳐난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에게 쏠린 호남 표심이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질것이라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빛을 볼 가치다.

정치는 생물이므로 어떤 정치 환경이 조성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정계 개편 소용돌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120석의 민주당이 독자 힘으로 자신들이 설정한 국정 어젠다를 실현시켜 나갈 수 없다. 일반 법률안을 통과시키려면 의원수가 과반인 150석은 넘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민주당의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자기희생은 전남도 지사직이라해서 예외일순 없다.

이러한 원칙 아래 국민의당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는 물밑 시도가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원래 한 뿌리였고 정체성의 교집합 부분도 가능성을 키운다. 국민의당과 민주당과의 합당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추진 중이다. 소설같은 시나리오도 나돈다.

시나리오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기위해서는 민주당이 전남지사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당내 반발과 함께 집권여당에서 있을 수 없는 시도라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법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그러한 파격적인 수준의 방법이 아니면 이해관계가 복잡한 정당간 연대나 연합 또는 합당은 성사시키기 어렵다.

국회의사당에서 최루가스를 뿌린 군소정당의원이 순천보궐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사례다. 그의 당선은 새정치연합에서 후보를 내지않아서 가능했다. 당시 손학규 대표가 소속당 후보군의 강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연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자당후보를 내지않았다.

전남지사의 빈 의자 주인공을 점치다보면 심장박동이 강렬해질 입지자들이 아롱거린다. 현재로선 이개호 의원이 출마 하고 국민의당이 경선을 거쳐 후보를 낼 것이라는 가설이 합리적이다. 그렇게 대진표가 짜진다면 차기지사 당선 예측 추론은 선언적 삼단논법(選言的 三段論法)이 성립된다. 다음지사는 이개호 의원이거나 A씨다. A씨는 어렵지 않게 맞출수 있는 실존 정치인이다.

당선권이 두인사로 좁혀진다하더라도 당선을 견인할 최대 변수는 전남도민의 정당 지지도라고 여겨진다. 호남표심의 특성상 인물보다는 특정정당 선호도에 따라 당락이 갈리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도를 가를 요인은 두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기조로 내세운 통합과 개혁 과업을 얼마만큼 성공시키느냐가 민심을 끌어들이는 관건이 될 것이다. 한 쪽으로 쏠린 대선 민심은 견제구를 날리는 쪽으로 선회하는 속성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반면에 국민의당으로서는 집권당에 대한 견제심리 작동과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의 부피가 어느 정도인가가 표심 흡입력을 좌우할 것이다.

집권당에 대한 견제심리 속성과 함께 호남 표심 선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정권의 초심이 국민을 감동시켰다하더라도 끝까지 지켜진 전례가 없다. 또한 패권과 측근지배 구조의 집권당이므로 비주류간 충돌과 권력투쟁이 언제 폭발하지 모른다. 이는 실정을 불러들이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호남인물로 채운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외에는 호남인이 파고들 요직 공간이 협소해 질 것이라는 역차별 우려도 호남표심을 변화시킬 변수다. 이것만이 아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향한 호남 대선 민심의 대 이변은 인물이 견인한 게 아니라는 주장에 주목해야한다.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세력을 물리쳐야한다는 정권교체 열망이 비교우위의 견인력을 발휘한 결과라는 분석이 공감을 확신시킨다. 이회창이 싫어 노무현을 찍었다는 입가벼운 분석과 같은 결과가 아니다.

나라를 거덜낸 보수 우파정당 재집권이 두려워 될성싶은 진보 좌파성향의 당을 택한 결과라는 주장인 것이다. 호남인들 사이에 견제심리가 잠재해있을 수 있는 배경이다. 전남도민의 표심을 가를 조건을 깊이 파고들면 차기 전남도지사의 얼굴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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