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전남농공단지협의회 여성위원장

지구촌 사람들이 꼽는 세계 3대 미항은 이탈리아 나폴리, 호주 시드니,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다. 섬 대륙인 호주와 남미에서 제일 큰 나라인 브라질, 여기에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이탈리아가 포함돼 있다. 반도라는 특성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성격과 일면 상통한,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주요 도시들이 앞 다퉈 외치는 게 바로 ‘한국의 나폴리’라는 용어이다. 

여수에서 나고 자란 나 역시 ‘한국의 나폴리 여수’라는 얘기를 들어 왔다. 여수는 최근 몇 년새 ‘여수 밤바다’ 등 바다와 야경을 소재로 다양하고 특색있는 콘텐트를 만들었다. 연간 방문객이 1천300만명을 웃돈다. 경남 통영도 ‘한국의 나폴리’임을 주장한다. 도시 규모로는 여수, 통영 순이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지금은 상당부분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곳이 있다. 강진이다.

다른 도시들이 해당 도시이름에다 ‘한국의 나폴리’라고 칭하는 데 비해 강진은 바다를 끼고 있는 강진군 마량면 마량항을 ‘그곳’으로 부른다. ‘한국의 나폴리 미항 마량(또는 마량 미항)’이라고 한다. 삶과 생존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여유와 치유를 바라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표현이자 이미지 만들기이다.

문화예술 활동가로 여성기업인으로서 전남도청과 일선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을 다닌다. 특히 여수에서 도청을 왔다 갔다 한다. 혹은 직접 현장을 보기위해 강진 곳곳을 들여다볼 기회를 자주 갖는다. 때문에 마량도 오간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들이 있어 인간적으로 업무적으로 소통을 한다. 배경에 마량이 있다. 마량 남쪽은 완도다. 섬들로 둘러 싸여 있다. 바다가 잔잔함을 넘어 아예 고요하다. 파란 빛깔의 여수바다와 약간 회색빛을 띠는 게 다르다. 까막섬은 한 폭의 그림이다.

여기에 토요일이면 장사진을 이루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의 변화와 성장은 눈에 띈다. 지금은 남해안 최고의, 어쩌면 전국 최고의 수산시장으로, 레저와 낭만이 있는, 체험거리가 있는 곳으로 발전했다. 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더 발굴하고 접목하면 더할 나위 없겠다.

섬과 바다, 횟집에서 강진사람들 특유의 정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하게 현지 수협 위판을 통해 나온 신선한 수산물, 해산물을 구할 수 있어 찾을 때마다 마음이 꽉 차 오른다. 천혜의 마량바다와 마량놀토수산시장을 통해 강진이 전국 최고의 치유 1번지가 됐다고 믿는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가우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진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가을을 생각한다. 마량바다를 보고 저녁 어스름 무렵 강진만 생태공원을 찾았었다.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한창이었다.

일곱 살 아들과 소원을 담은 풍등 날리기에 참여했다. 풍등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스억~ 거리는 갈대들의 춤사위를 보는 둥 마는 둥 하염없이 날았다. 살포시 남풍이 불어 등을 떠밀었고 풍등은 바람에 올라탔다. 내 아이는 뛰면서 풍등을 따라갔고 나는 아이를 불렀다. 그 날 밤, 행복한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내 맘 속에 강진은 그렇게 깊게 새긴 이름이 됐다.

언제 찾아도 반겨줄 곳, 강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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