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룡/전 강진군청 기획홍보실장

지난 2014년 말 42년여 공직을 마치고 이제는 그저 평범한 군민으로 생활해오고 있다. 공직생활 처음이자 마지막 날 나는 사랑하는 후배공직자들과 군민들 앞에서 알 수 없는 뭉클함으로 10초 이상의 어색한 침묵의 분위기를 만든 적이 있다. 최근 나는 문득 그날을 떠올리며, 왜 내가 그랬는지 생각해 보았다.

누구 못지않는 열정으로 군정발전에 한 몫을 하겠다고 시작한 공직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어서의 아쉬움과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이제는 과장으로서, 실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았다는 후련함...

복합적인 심정에서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내 보낸 신호이었으리라. 공직의 무게에서 벗어났지만 지금도 강진군 소식이라면 언제나 놓치지 않고 스크랩하고 주변 주민은 물론 타 지역 친인척, 동기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멋지게 변신하고 있는 강진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여전히 강진 공무원이었다.  

최근 깜짝 놀랄 정도로 관광버스가 많이 보이고 경상도 또는 서울말씨 등 낯선 억양의 목소리가 들리고 강진의 여러 가지 움직임이 신문이나 TV로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짓는다. 먼저 선배로서 후배들의 훌륭한 성과에 큰 박수를 보낸다.

‘경제 활성화’라는 다섯 글자는 누구나 말하기 쉬운 단어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경제 활성화’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퇴직 직전부터 강진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정책을 발굴하고 앞으로 10년, 20년, 100년을 먹고 살 꺼리를 찾아 내려고 했고 특히, 남도답사 1번지, 백련사, 다산초당, 영랑생가, 청자박물관, 전라병영성, 남미륵사 등의 기존의 문화유산을 활용하고 외부 관광객이 머물면서 지갑을 열 수 있는 시책발굴에 고심했던 것을 기억한다.

최근 감성여행 1번지, 마량놀토수산시장, 초록믿음직거래지원센터, 가우도 출렁다리, 전망대 그리고 짚트랙, 생태공원 강진만, 푸-소(FU-SO)농촌체험프로그램, V랜드, 석문공원, 초당물놀이 등 요즘 유행하는 관광트랜드에 딱 맞는 콘텐츠를 찾아내 그것을 스치고 지나는 관광이 아니라 먹고, 사고, 놀고 하는  ‘경제 활성화’와 연결시키는 것을 보면서 ‘아 하!’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느 곳에서도 자체적으로 시행하지 않은 ‘2017년 강진 방문의 해’는 그야말로 멋진아이디어였으며 특히 치밀하게 준비된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은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쾌거이기도 했다.

“강진, 요즘 핫 플레이스, 강진을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 “대부분의 예산을 국도비를 가져와 추진한다더라” 예전 동기 사무관이 나에게 건넨 첫 마디다. 어깨가 절로 으쓱했고 “저녁은 내가 살께!”로 답을 했다.

지금 이순간도 공사현장에서, 농가에서, 축제장에서, 주차장에서, 바다에서, 공원에서, 숲속에서도 후배들이 흘린 값진 땀방울에 대한 높은 평가에 얼마나 감사했고 자랑스러웠는지 내가 낸 밥값은 한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지출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에는 국가적 경기침체, 인터넷, 홈쇼핑, 대형 할인점으로 사기저하된 중앙로 상가를 살기기 위해 1회성 행사 중심에서 직접적인 매출증가에도 도움이 되도록 10월말까지 매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중앙로 상가 길거리 축제와 목요 무지개 장터 개장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통발달로 인근시군으로 빠져나가는 구매활동을 지역상가로 집중하도록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를 준비한 것을 ‘옳거니, 이게 바로 레드오션 이구나’라고 정말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옛속담에 “하고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실천해오고있는 관계부서 공직자들의 열정적인 일처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강진군은 문화유산이 있고 마량놀토수산시장, 가우도 출렁다리, 전망대와 짚트랙 등 새로운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강진이 하면 성공한다는 자신감, 주어진 기회를 알아보는 ‘매의 눈’ 행동하고 또 행동하는 뜨거운 열정이 넘친 공직자들이 있다. 강진군은 경제활성화와 군민 행복을 위해 못할 것이 없다고 자신있게 단언하는 이유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고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강진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발품을 팔아가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신록의 계절 5월이 문을 열었다. 5월은 가정의달이기도하다. 잠시 틈을 내어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 배움을 주셨던 스승님을 생각해보는 멋진 공직자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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