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여평 부지에 200개이상 설치, 야간가동

주민들“마치 헬기소리 같아, 밤잠 못이뤄”

최근 성전면의 녹차밭 인근 마을주민들이 차밭 곳곳에 설치된 200여기의 서리방지용 팬에서 나오는 소음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녹차밭에 설치된 방상팬의 모습.
최근 서리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방상팬으로 인한 소음문제가 주민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지역내에서 성전면 월남리 일원은 드넓은 녹차밭이 월출산과 어우러져 경관이 좋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푸른 녹차밭 사이 곳곳에는 새순이 나는 시기에 서리로 인한 냉해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상팬이 설치돼 있다. 10만여평의 부지에 200개가 넘는 팬이 설치돼 있어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 팬을 가동하는 시기에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녹차밭 주위에는 안운마을과 월남마을 등 여러 마을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 녹차밭은 (주)장원에서 운영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 1970년대 후반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80년대 초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이후 10여년이 지난 90년대 초반에 서리피해를 막기 위해 방상팬이 순차적으로 설치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방상팬 설치당시에도 인근의 마을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재 전라남도교육연수원 부근의 녹차밭에는 방상팬이 아니라 스프링쿨러 방식으로 냉해를 막는 장치가 설치됐다. 이 곳 녹차밭은 마을을 관통하고 있어 방상팬이 설치될 경우 심각한 소음문제를 마을주민들이 제기한 것이었다.

문제는 현재 200여기의 방상팬이 돌아가고 있는 녹차밭 주변이다. 매년 기온차가 심해져 서리가 자주 내리는 3월부터 5월초까지 방상팬이 주로 가동된다. 가동시간 자체도 서리가 내리는 저녁 7시이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하루에 13~14시간 정도가 가동된다.

방상팬 자체도 소음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가동시간 자체도 밤시간대에 주로 돌아가다보니 주위가 조용한 밤시간이 되면 더욱 크게 들린다는 것이다. 이 방상팬의 소음에 인근의 주민들은 마치 헬기소리와 같다는 표현을 한다. 그만큼 돌아가는 소리가 크다는 것이다.

녹차밭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20여년 이상 오랜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됐지만 여전히 방상팬이 돌아가는 시기가 되면 예민한 날에는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소음이 심한 날에는 방상팬이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웅~”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진동까지 감지될 정도라고 말한다.

이같은 소음은 안운마을, 월남마을 등 인근의 마을에서 공통되는 현상이다. 최근에 신축한 일부 주택의 경우에는 단열과 방음시설이 잘돼 있어 문을 완전히 닫으면 소음이 많이 줄어들지만 대부분의 노후된 주택들의 경우에는 이 같은 소음을 그대로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소음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은 녹차밭이 군의 관광명소인데다가 많은 주민들이 녹차밭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거나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해온 경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내가 돈벌고 있는 곳에 대해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에 녹차밭 주변으로 귀농귀촌인들이 터를 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부분 방상팬으로 인한 소음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에 가동시기가 되면 민원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방상팬으로 인한 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현재 대안으로 꼽히는 방법으로는 교통연수원 인근의 녹차밭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프링쿨러 방식뿐인데 이 문제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시설을 갖추는 데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주)장원측에서는 현재 방상팬이 설치돼 있는 녹차밭에 스프링쿨러방식으로 시설을 변경할 경우 30억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데다가 스프링쿨러방식의 경우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데 녹차밭의 경우에는 지대가 다소 높아 주변에서 물을 끌어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스프링쿨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통연수원 주변 밭의 경우에는 가동할 경우 하루에만 1천500톤의 물이 사용되는 데 인근의 월남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저수지의 경우 농업용수로 활용해야 하기때문에 모든 녹차밭에 시설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월남저수지의 물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장원 관계자는 “방상팬으로 인해 소음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며 “유일한 대안은 스프링쿨러 방식으로 바꾸는 것인데 여러가지 상황상 맞지 않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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