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 박기현 선생의 집안에서 내려오는 ‘영기(令旗)’라는 작은 책자에 있는 깃발과 깃발속에 그려져 있는 별자리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제4회 강진역사문화 학술심포지엄에서 한국 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 양홍진박사는 책속의 깃발과 별자리가 조선시대 군영에서 사용한 유일한 28수 별자리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책속에는 동양의 전통 별자리인 28수 별자리 깃발이 그려져 있다. 각 수가 그려진 첫 페이지에는 28수 별자리 깃발의 목적과 용도 그리고 깃발의 크기와 모양이 적혀 있어 비록 실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영기에 그려진 별자리 그림은 조선시대 군영에서 사용한 유일한 28수 별자리 깃발 자료로 평가된다. 

군영에서 사용한 영기 별자리 깃발에 대한 기록은 고종 11년(1874) 승정원일기와 일성록에서 찾을 수 있는데, 당시 고종에게 보고한 기록에 따르면 당시 진무사 김선필이 군영에서 방위를 알기 위해 28수 별자리를 28개의 깃발로 나누어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강진 영기에 기록된 28수 별자리 깃발은 전라병사로 있던 김선필이 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한 28수 별자리 깃발을 필사한 자료로 추정된다.

영기의 설명에는 깃발의 색깔도 언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28수 별자리는 네 방위에 따라 일곱 별자리로 나뉘고 그에 해당하는 사신 동물이나 색깔을 배정한다. 이러한 특징영기의 깃발도 군영의 배치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각 방위의 별자리에 맞추어 깃발에 색을 넣어 구분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영기속 별자리의 비밀이 어느정도 밝혀졌다. 이제 다음 순서는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깃발들을 복원해서 병영성 주변에 세우고, 특히 전라병영성 축제때 잘 활용하면 큰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는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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