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호산마을 삼거리의 다른 이름

공식지명 아니지만 예나 지금이나 ‘정겨운 추도리’

강진읍에서 도암을 가다보면 주민들이 흔히 추도리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행정구역상 강진읍 호산마을에 해당되는 곳이지만 그냥 추도삼거리로 불린다. 그런데 마을주민들에게 “추도리가 정확히 어디냐”고 물어보면 “그런 곳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 온다. 없는 지명이 오랫동안 있는 지명처럼 불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호산삼거리라는 공식적인 행정지명을 사용하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추도리란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강진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 표를 구입할 때 호산삼거리라고 하면 직원이 머뭇거리지만 추도리 간다고 하면 얼른 알아서 호산마을 표를 건네줄 정도다. 택시기사님들도 호산삼거리 보다는 추도리라는 단어가 더 친숙하다.

그럼 추도리란 언제부터 왜 불린 이름일까. 강진군이 2001년에 펴낸 강진군마을사 강진읍편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 나오는데 원래 추두리(錘頭里)란 지명이 있었다고 한다. 정확한 위치는 호산마을내 농협창고가 있는 자리인데, 이곳이 저울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추두리였고, 이 말이 변음되면서 추도리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추두리이란 지명은 기관의 공식자료에 나와 본 적이 없고 호산마을이 있을 뿐이다. 이 마을 박성희(50)이장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마을주민들도 추도리란 지명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추도리는 기룡마을 쪽에서 나오는 도로가 강진읍~도암간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여서 예부터 교통의 요지었다. 70년대 중반에는 주막집이 7곳이나 됐다. 그러나 삼거리란 이유 때문에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 마을주민들은 매년 추도삼거리에서 제사를 지냈으나 이곳에 4차선도로가 생긴 후 교통사고가 줄어들어 지난해부터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