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옛 집주인의 돈을 발견하고 이를 가족에게 전달해준 귀촌인 김영중(72)선생의 사연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경기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한 김영중 선생은 고향인 도암 계산마을로 지난 6월 내려와 김모 할머니의 집이 김할머니 돌아가신 후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지냈던 할머니의 가족들에게 연락해 임시로 거처하면서 배추, 무, 깨 등 농사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주하기 시작한지 한달 후인 지난 9월 1일 김영중 선생은 수확한 깨를 말리기 위해 바닥에 깔만한 것을 찾다가 창고에서 푸른색의 천을 발견했다. 천을 펴자 그 속에는 색바랜 흰봉투 7개가 들어있었고 봉투속에는 5만원권과 1만원권 현금이 가득 들어 있었다. 깜짝 놀란 김 씨는 오해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바로 옆집의 주민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함께 현금을 세어 보았다. 총 670만원 가량이었다.
 
다음날 김영중 선생은 또 다른 현금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창고를 뒤졌고 예상대로 다른 천속에 검정색 봉지와 함께 흰 봉투속에서 현금 260만원 가량이 또 발견됐다. 이틀동안 발견된 현금은 총 930만원 가량이었다. 상당히 많은 액수의 현금이 발견되면서 욕심이 생길법도 했지만 김영중 선생은 곧바로 집주인인 할머니의 자녀에게 전화를 했고 마을이장과 함께 면소재지내 농협에서 계좌로 전액 송금해주었다.

어찌보면 김영중 선생이 발견한 돈은 주인인 할머니가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 존재를 알지 못한 돈이었다. 김영중 선생이 사용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영중 선생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다른 생각하지 않고 가족들에게 돌려주었다.

요즘 지역에 귀농 귀촌인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인들과 갈등이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곤 한다. 지역사회에 인구가 늘어나는게 좋은 일이지만 원주민과 귀농귀촌인들의 갈등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영중 선생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런 갈등은 최소화할 수 있을 일이다. 김영중 선생의 선행이 모든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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