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을 보는 농민들은 풍성한 가을과 넉넉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반면 시름으로 가득하다. 4년 연속 벼 농사의 대풍 소식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는 듯 하지만 쌀값과 쌀 소비 때문에 씁쓸하다. 대풍에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넘치는 재고쌀에 새 쌀이 더해지면서 쌀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곤두박질을 이어온 쌀값은 올 들어 20년 전의 가격보다 떨어지는 최악의 수준까지 다다랐다. 20년 전과 비교해 물가가 70% 오른 것에 비하면 쌀값 폭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산지의 쌀값은 80㎏당 한 가마는 지난해 같은 시점 보다 2만 5000원 가량이나 떨어졌다. 수년째 쌀값이 폭락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심은 격앙돼 있다.

지난 18일 농협 군지부 앞에서 한국농업경영인 군연합회, 전국이통장연합회 군지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군연합회, 강진농민회 등 지역 농민단체들이 참석해 집회를 갖고 강진, 도암, 남부농협이 정부의 쌀값 하락 정책에 동조해 선지급금을 3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현장시세를 반영해 3만6천원을 우선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의 주장은 현재의 쌀값이 20년 전보다 낮다는 면에서 농민들의 주장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쌀값안정화 대책은 장기적으로 나와야 한다. 소비가 줄고 있는 쌀 생산량 조절과 식량주권의 문제 등을 고려해 농민 등 현장의 의견에 귀 기울여 미래지향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수확기 시장격리, 생산조정제 도입 등 농민들의 현실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부는 쌀 재고를 창고에 처박아 썩혀 두지만 말고 우리 사회에 어려운 결식아동이나 빈곤계층에 지속적인 공급을 하거나 쌀을 다른 먹거리로 사용하는 방안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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