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크고 작은 일 있을 때면 항상 솔선수범하며 도맡아

도암면 항촌마을 윤해성 이장이 최봉자 마을부녀회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2000년 서울에서 가족들과 귀향
지난해부터 부녀회장직 맡아 수행
사비털어 어르신 30명에 닭백숙 대접
마을급식 인건비도 마을에 기부‘선행’

내가 살고 있는 도암면 항촌마을은 면에서도 중심지에 위치한 큰 마을이다. 마을주민들만 1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도암의 중심마을이라고 불리우는 마을답게 유명한 인물도 많이 배출돼 주민들의 자부심도 크다.

강진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인 김영진씨가 항촌마을출신이고 독립유공자인 윤양하씨도 이 곳 출신이다. 나뿐만아니라 마을주민들은 모두 항촌마을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마을일에도 모두 적극적이다.

나는 공직생활을 하다가 지난 2006년 정년퇴임했다. 퇴임후 마을주민들의 요청으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 9년동안 이장을 맡아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맡아 열심히하고 있다. 내가 이장을 맡아오면서 100명이 넘는 마을주민들의 크고 작은 일에서부터 마을의 각종 사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데 사실 쉽진 않았다. 하지만 최봉자 마을부녀회장님이 마을일에 적극 나서 도움을 준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이장일을 수행할 수 있었다.

최 회장님은 본래 친정이 항촌마을이다. 이 곳이 고향인데 젊은 시절에는 서울에서 의류관련 사업을 했었다. 그러던 중 도시에서의 바쁜 일상과 탁한 공기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고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0년 고향인 항촌마을로 귀향을 하게 됐다. 귀향하기 전에도 친정어머니를 뵙기 위해 자주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고향에 올때마다 편안한 마음을 느꼈고 가족들을 설득해 이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마을에서 젊은 편에 속하는 최 회장님은 지난 2015년부터 마을부녀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사실 나 자신이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부탁을 드렸던 부분이지만 최 회장님은 선뜻 승낙해주셨다.

최 회장님이 부녀회장을 맡은 이후 동네꽃가꾸기와 어르신 돌봄, 마을급식사업 등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일들을 모두 도맡아서 하셨다. 특히 올해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무더웠다. 이 때문에 마을에서 연로한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이 됐다.

최봉자 마을부녀회장
이에 최 회장님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 마을 어르신 30명을 모시고 도암의 명물인 석문공원으로 야유회를 다녀왔다. 이 곳에서 최 회장님은 닭 8마리와 각종 한약재를 함께 넣고 푹 삶아내 어르신들을 대접했다. 어르신들은 이날 닭백숙을 드시고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최 회장님은 강진군에서 실시했던 마을단위 급식사업도 도맡아 하셨다. 연일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일 마을회관의 주방에서 1달이 넘는 시간동안 마을어르신 30여명분의 점심식사를 정성껏 마련했다.

여름철이기 때문에 혹시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음식물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고 무사히 급식을 마무리할 수 있어다. 또 최 회장님은 마을급식비용으로 강진군에서 인건비로 지원하는 100만원도 받지 않고 부녀회 자금으로 기부했다. 이 기금으로 마을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활용했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마을어르신들도 최 회장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항촌마을이 자랑하는 효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내가 마을이장을 맡으면서 가장 신경써서 추진했던 일은 바로 마을가꾸기였다. 항촌마을은 다른 마을과는 달리 면소재지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그 어느 마을보다 마을가꾸기 사업이 중요한 곳이다. 또 내년에는 강진방문의 해로 지정돼 많은 관광객들이 강진을 찾게 되는 만큼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도암면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항상 거리청소와 꽃심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도 최 회장님의 도움이 컸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을 직접 솔선수범해 심고 관리를 하며 꽃피는 항촌마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다. 나도 농업기술센터와 면사무소 등에서 꽃을 심을 수 있는 씨앗을 구해오며 마을가꾸기에 함께 했지만 최 회장님의 역할이 컸다.

이처럼 마을의 크고 작은 일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 돌봄서비스도 거의 도맡아하고 있다. 매일 마을회관에 나오지 않는 어르신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나오지 않은 어르신들은 항상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앞으로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우리 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되는데 그중에서 마을벽화와 안길확장 사업에 대해 최 회장님의 역할이 필요하다. 항상 마을일에 앞장서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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