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고사, 바위틈 나무들도 수분부족으로 곤혹

요즘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도암면 석문공원 계곡. 고지대 곳 바위 틈에 자라고 있는 활엽수들이 듬성등성 붉게 물들어 있다.

언뜻 보면 단풍이 물들어 있는 것 같지만 폭염속에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는 나뭇잎들이 시들고 있는 모습이다. 누렇게 말라가는 잎들이 주변 나무의 푸른 잎들과 대비를 이루며 안쓰럽기까지한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은 강진읍 주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군동면 금곡사 입구 쟁애암의 가파른 절벽에 자라고 있는 작은 활엽수의 잎사귀들도 군데군데 노랗게 말라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풍이 든게 아니라 잎이 타고 있는 현상이다.

강진은 유난히 바위가 많은 곳이다. 강진읍 덕룡리 뒷산에서 시작되는 만덕산 줄기가 도암을 거쳐 신전까지 이어지는데 이 일대가 모두 규사덩어리이다.

규사는 강도가 비교적 약한 성질이어서 소나무나 활엽수들이 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려 숲을 이루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나무들은 요즘같은 폭염과 가뭄에 가장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무더위속에 규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나무의 뿌리에서 빨아들일만한 수분이 없고, 바위에서는 복사열까지 난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을이 한참 남은 이 한여름에도 단풍현상을 보이는 활엽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근래 보이지 않았던 현상이다. 지난 2004년 여름 폭염속에 석문공원 주변 고지대 바위에서 목격된 적이 있는 현상이다. 이후 거의 12년만의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올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 바위위 나무들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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