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 미끄러지며‘획’군내버스가‘꽝’

곳곳 땜질공사… 근본적인 해결책 찾아야

그동안 수차례 빙판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받아온 강진읍~도암 계라리간 4차선 도로에서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40분께 도암면 덕서리의 대산주유소 인근 도로에서 계라교차로 방면으로 신모(57)씨가 몰던 군내버스가 권모씨(66)가 운전하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박모(74)씨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고 운전자 권씨를 비롯한 10명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당해 강진의료원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스타렉스 차량에 타고 있던 숨진 박 씨를 비롯한 10명은 대부분 강진읍과 군동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해남군 산이면의 한 고구마 밭에서 모종작업을 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에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조사한 강진경찰은 권 씨가 빙판길에서 앞서 도로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이를 피하려다 미끄러졌고 이를 뒤따르던 군내버스가 미처 피하지못하고 승합차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스타렉스 차량은 원래 9인승 차량이지만 사고 당일에는 운전자까지 12명이 탑승하고 있어 정원도 초과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눈이 내리긴 했지만 빙판길이 형성될 만큼 많은 양의 눈이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빙판길 사고가 발생한 것은 도로 이곳저곳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일명 ‘물난도로’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고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언젠가는 터질 사고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사고가 발생한 강진읍~도암 계라리간 4차선 도로는 지난 2010년 준공됐다. 준공 이후부터 최근까지도 비가 내리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도로위에 물이 남아있어 겨울철이면 빙판길이 형성돼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사고도 자주 발생했다.

또 도로 곳곳의 아스팔트가 떨어져 나가 포트홀도 자주 형성되는 곳으로 항상 운전자들을 긴장시키는 도로로 인식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그늘이 지는 경우가 많아 눈이 내리면 잘 녹지않아 더욱 위험한 곳이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강진군 전역에 40㎜의 비교적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사고 전날인 14일에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약 1㎝가량의 눈이 내렸다. 하루 사이에 최저기온이 영상 6도에서 영하 1도로 갑자기 추워진 것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도로에 남아있던 물이 얼어버려 빙판길이 형성됐고 빙판길을 인식하지 못한 운전자 권 씨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사고 다음날인 지난 16일 오전까지도 사고현장 주변 도로 곳곳은 여전히 젖어있는 곳이 많았고 일부 구간에는 물이 아직도 고여있었다. 이 상태로 다시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또 빙판길이 형성돼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는 말이다. 또 도로 곳곳에서 물이 나오면서 아스팔트가 떨어져 나가 생긴 포트홀을 매우기 위해 땜질공사를 하다보니 도로가 울퉁불퉁해 마치 누더기처럼 변해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진읍의 한 주민은 “수년 전부터 겨울철이면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땜질공사로만 일관하면서 결국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돈과 시간이 들더라도 사고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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