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자리다툼이 2명 살해 비극으로

“안타까운 죽음들, 다시는 이런일 없어야”

좌측사진은 마량시장에서 공구와 약초를 판매하는 B씨가 맞은편 노점상 여주인 C씨를 말다툼 끝에 살해한 1차범행장소, 우측사진은 상인들의 다툼을 말리기 위해 나선 남부농협 직원 A씨를 터미널까지 쫓아가 살해한 2차범행장소이다.
■사건개요
노점상들의 자리다툼에서 시작된 갈등이 4명의 사상자를 발생하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지난 15일 10시 20분께 마량면 남부농협 앞 도로에서 약초와 공구를 판매하던 B모(53‧남)씨가 맞은편 도로에서 장사를 하던 C모(53‧여)씨와 농협 직원 A모(53‧남)씨를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1시간 여만에 마량면의 자택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B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B씨가 검거과정에서 낫과 유리 등 흉기를 던지며 저항하는 바람에 지원을 나온 장흥 대덕파출소 김모 경위와 강진경찰서 이모 경위 등 경찰관 2명이 팔과 귀를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공포탄 2발과 실탄 3발을 쏘고 나서야 B씨가 검거돼 상황이 마무리됐다. 검거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어 현재 관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마량 장날이었던 지난 13일에도 자신의 자리를 타 지역의 상인에게 자리를 내주었다며 맞은편 도로에서 찐빵 등을 파는 노점상 여주인인 C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사건발생 당일에도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도 배달을 갖다오던 중 말다툼을 벌였고 홧김에 흉기를 들고 차량 뒤편에서 이동해 빵을 굽던 C씨를 살해했다.

이 때 다툼이 발생한 것을 본 농협직원 A씨가 싸움을 말리고 흉기에 맞은 C씨를 병원에 옮기려 하다가 B씨가 휘두른 흉기를 팔에 맞고 생명에 위협을 느껴 200m가량 떨어진 버스터미널로 도망갔다. 도망가는 A씨를 터미널까지 쫓아간 B씨는 터미널 건물 입구에서 재차 흉기를 2~3차례 휘둘러 살해했다. 범행이후 B씨는 마량면에 있는 자택으로 몸을 숨겼다가 1시간 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고 지난 19일 휠체어를 탄 채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부검결과 A씨는 장파열로 진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검거과정에서 B씨가 던진 낫에 맞아 오른손목이 크게 다친 장흥 대덕파출소 김 경위는 2차례에 걸쳐 봉합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오른손에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내려져 현재 광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피해자들

▶◀농협직원 A씨 30여년간 남부농협 근무

“부모님 모시고 해외여행 간다며 휴가까지 신청했는데…”

노점상들의 싸움을 말리고 흉기에 찔린 노점상 주인 C씨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나섰다가 살해당한 A(53․남)씨는 칠량면 출신으로 농협에서 30여년간 근무해왔고 지난해 3월부터 마량지점에서 근무 해왔다.
마량지점에서는 농자재를 판매하는 업무를 맡아 성실하게 근무해왔으며 고객들에게도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는 직원이었고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직원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마량지점에서 8개월가량 근무하면서 살해 용의자 B씨와 또다른 피해자 C씨와 안면이 있는 관계로 사건당일에도 노점상 C씨의 차량에서 어묵 등 간식을 먹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이번 달에 부모님,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무실에 휴가까지 신청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한 동료직원은 “A씨는 판매장에서 근무하면서 항상 밝은 표정으로 고객들을 대하고 성실하게 맡은 일에 임하는 직원”이라며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으로 사건당일에도 노점상 피해자 C씨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봉변을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산림조합 추모관에 마련돼 4일장으로 치러져 지난 19일 출상했으며 전남경찰청과 강진경찰서 관계자, 군공직자, 지역주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져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노점상 C씨

“이웃들에게 항상 친절하고 평판 좋아”
마을주민들 증언, 친절하고 성실한 성격

A씨와 자리다툼 끝에 살해당한 노점상 C씨(53‧여)는 강진읍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가 3년전 가게를 모두 정리하고 남편과 함께 마량면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량으로 내려온 직후에는 지인과 함께 오리와 닭을 사육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수익을 남기지 못하고 실패해 2달 전부터 생계를 위해 부부가 함께 용달차와 기계를 임대받아 마량 5일시장에서 찐빵, 어묵 등을 판매해왔다.


C씨는 평소에 마량면소재지로 나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마을주민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에 태워 시장까지 바래다 주는 등 이웃 주민들에게도 항상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졌으며 시장 내에서도 주변 상인들이 빵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면 서비스로 더 챙겨주며 인사를 건넬 정도로 사이가 좋았고 큰 마찰없이 잘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당일에도 남편과 함께 장사하기 위해 나왔다가 남편이 목욕하러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 마을주민은 “사건당일 새벽에도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면소재지까지 태워줘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다”며 “아직도 믿겨지지 않고 안타깝다는 마음만 든다”고 말했다.

■용의자 B씨는 어떤 사람

“평소 싹싹하고 성실한 사람…”
주변 주민들 증언, 홧김에 범행 저지른듯

마량시장 살인사건의 용의자 B(53‧남)씨는 마량 출신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다 3~4년 전 고향마을로 내려와 생활해 왔다. 현재는 마을에서 이혼후 80대 노모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다.

B씨의 범행소식을 전해들은 마을주민은 패닉에 빠졌다. 마을주민들은 B씨에 대해 한결같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고향에 내려와서 시간이 나면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서 팔고 약초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워 낫과 같은 공구를 함께 판매하며 성실하게 생활했다.

평소 바쁘게 생활하는 탓에 마을 어르신들과는 특별한 교류를 하진 않았지만 5일시장내에서는 싹싹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장주변 업주들과는 살갑게 인사를 나눌 정도로 성격상 특별한 문제는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마량면의 한 상점주인은 “평소에도 형님, 동생하며 지냈고 서로 얼굴을 보면 안부를 묻고 웃으며 인사할 정도로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며 “자신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터라 자리 때문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아 착찹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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