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현 군의회 부의장이 지난 24일 열린 강진군노인전문요양원에서 행한 인사말이 화제다. 윤부의장은 몇년전 자신의 아버님을 강진군노인전문요양원에 입소시키면서 느꼈던 심적갈등을 털어놓았다.

기력이 다한 아버님을 당연한 마음으로 집에서 모시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아버님을 요양원으로 모시자는 친척들의 권장을 받았다. 처음에는 자식의 도리로서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반대를 했다.

아버님을 요양원으로 모시는 것은 자식의 책임을 회피하고 요양원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버님을 좀 더 편안한 곳에서 모셔야 한다는 친척들의 권유가 이어졌다. 어쩔 수 없는 마음으로 아버님을 강진군노인전문요양원으로 모셨다. 자식으로서 죄를 짓는 심정이었다.

틈만나면 요양원에 계시는 아버님을 찾아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님의 표정이 달라졌다. 말동무도 생기고, 체계적인 요양서비스를 받으면서 한때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 친자식 보다 더 지극정성으로 노인들을 돌보는 직원들을 보았다.

훗날에는 어버님을 요양원으로 참 잘 모셨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나중에 아버님의 장례도 감사한 마음으로 치렀다. 그러면서 자신도 나중에 꼭 노인요양원으로 들어오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어쩌면 윤기현 부의장이 했던 고민은 오늘날 많은 자식들이 갖는 공통의 고민일 것이다. 노인요양서비스가 발전했다고 하지만 선뜻 부모님을 그런곳에 모신다는 것은 어쩐지 죄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연로하신 부모님을 요양원 만큼 잘 모시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앞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게 현실이다.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부모님의 장례는 당연히 집에서 모시는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장례식장 문화가 일반화 됐다.

이처럼 노인복지와 가정문화에 다양한 변화의 물결이 있다. 윤기현 부의장은 우리에게 그런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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