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물병, 커피캔, 라면봉지 수두룩

도암면 한 어촌마을의 선착장에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 있다. 강진만 인근 담수호 주변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바람에 날려 그대로 바다에‘풍덩’
낚시꾼 장기체류 담수호 주변 더욱 심각

강진만 일대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강진만 주변 담수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이는 곳은 물론, 풀속같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썩어가는 쓰레기들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쓰레기 제거와 함께 낚시꾼들에 대한 대대적인 계몽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4일 오후 도암 송학리 앞 방파제. 방파제를 따라 20여명의 낚시꾼들이 바다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호젓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방파제 끝부분에 이르자 검은 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게 보였다.

주변에는 막걸리병과 음료수병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봉지는 반쯤 찢기어지고 안에 내용물들이 여기저기로 날라 다니고 있었다. 라면봉지와 음식물쓰레기, 커피캔등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쓰레기가 쌓여 있는 주변은 불을 핀 흔적들이 많아 상당수 낚시객들이 이곳에서 쓰레기까지 태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은 “낚시터 주변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는 바람에 날려 대부분 바다로 들어간다”며 “아침에 보면 바다위에 떠 있는 커피캔이나 막걸리 병이 수도 없이 많다”고 한숨지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한참 떨어진 용암마을 주변 부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부두 곳곳에 쓰레기가 든 검은 봉지들이 처박혀 있었고, 방파제 안쪽의 바닷물에는 바닷바람에 날려 물속에 빠진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녔다.

이같은 현상은 낚시꾼들이 몰려 있는 각 부두와 방파제 주변에서는 예외없이 일어나는 일이였다. 낚시터 주변 쓰레기의 또 하나 큰 문제점은 낚시가 그대로 묶여 있는 낚시줄과 납으로 만든 봉돌등이 아무데나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였다. 낚시꾼들이 낙시줄등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봉돌과 낚시줄들은 썩지 않은데다 눈에 쉽게 띄지도 않아 가장 위험한 쓰레기가 되고 있다”며 “강진만에는 겨울이면 철새들이 몰려드는 곳인데 아무렇게 버려진 낚시줄에 철새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만 주변 낚시터 쓰레기 문제는 담수호 주변이 더 심각한 실정이다. 4일 오후 만덕간척지 담수호를 돌아본 결과 담수호 주변 낚시터는 물론 주변 수풀이 온통 쓰레기장이나 마찬가지였다.

큰 방조제 도로를 벗어나 담수호 주변 도로로 접어들자 자리를 잡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낚시꾼들이 없는 곳도 낚시터로 사용된 흔적이 여기저지 보였다. 그런 흔적 주변에는 예외없이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불탄 흔적도 여러군데서 발견됐다. 담수호 둑 주변의 풀밭으로 들어가 보았다. 풀속에서는 쓰레기들이 처박혀 있었다. 작은 밥상이나 옷가지등도 풀속으로 보였다. 낚시꾼들이 그대로 풀속으로 던진 것들이였다.

주변 지역 주민들은 “방조제 주변은 장기간 자리를 잡고 숙식을 하면서 낚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며 “이들에게서 일정한 비용을 부담시켜 쓰레기를 치우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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