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물맞이 장소로 유명

도암 석문공원 냇가 북쪽에 위치한 물맞이 폭포에서 시원한 물이 쏟아지고 있다.
주변경관·폭포수 위세 대단
석문공원과 연계 개발하면
좋은 관광자원 될 곳

에어컨과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한 여름이면 물맞이라는 연중 행사를 하며 더위를 피하곤 했다. 계곡이나 냇가에서 흐르는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이겨내고 했던 것이다. 강진에서는 그 일을 물맞는다, 물맞이한다등으로 표현했다.

도암 석문공원과 가까운 곳에는 아주 유명한 물맞이 폭포가 숨어 있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그 높이가 높지 않지만 냇물이 한곳으로 모아져서 쏟아져 내리는 기세가 대단하다.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가면 도로옆 냇가에 있는 물맞이 폭포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잔목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물의 깨끗함이 예전같지 않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 들면서 잊혀진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물의 위세와 주변의 경관만은 지금도 빼어나다. 이 곳은 하천이 내려오면서 기암절벽이 펼쳐진 곳에서 냇물이 바위 위를 지나는 곳이다. 그 세월이 수천년에 이르면서 해당 지점에서 바위가 깎아져 내려 물이 한곳으로 모이게 됐다. 돌의 감촉은 아주 부드럽다. 주변에는 마치 책을 꽂아 놓은 것 처럼 다듬어진 ‘책바위’라는 곳이 있다. 또 바로 건너편에는 조선시대 강진원님의 별장터로 사용됐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 계곡과 기암절경, 물맞이 폭포까지 있었던 이 곳은 원님에게도 최고의 피서처였던 것이다.

70년대 후반까지만해도 한 여름이면 이 곳은 매일같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바위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앞쪽으로 펼쳐져 있는 석문산의 기암절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부러울게 없었다고 한다.
석문 물맞이 목포에는 강진읍 사람들이 많이 왔다. 요즘에야 여름휴가라고 해서 승용차 타고 멀리멀리 떠나지만 예전 사람들이야 광원여객타고 이곳에 와서 물맞이 하는게 최고 호사스러운 피서였다.
석문 물맞이 폭포는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노인들에게도 부담이 없었고, 짧은 높이지만 물이 한꺼번에 많은 양이 쏟아지기 때문에 뼈와 근육에 동시에 작용해 신경통에 특효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인근마을의 한 주민은 “그때는 폭포수 주변에 공터도 많아서 사람들이 채일을 치고 하룻네 놀곤 했다”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물맞이를 하곤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현재 물맞이 폭포수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차단돼 있다. 길이 막혀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예전처럼 물맞이를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예전처럼 물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경관과 폭포수의 위세등은 여전하기 때문에 석문공원에서 이곳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만들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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