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길성 / 강진기독교청소년협회장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군수 보궐선거가 끝난지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이번 선거에서 국회의원 당선자는 강진에서 69.2%를 얻었고 군수 당선자는 74.4%를 얻었다.

상대 후보가 있는 선거에서 두 분 모두 지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되었다는 것은 군민들의 기대가 그만큼 컸다고 하겠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강진 출신 국회의원을 만들어 내지 못하다가 12년만에 지역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되었다. 국회의원이 우리 지역 출신이 아니었다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지역민들의 아쉬움은 컸다.

특히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이 갈등을 빚어 지역 발전을 견인하지 못할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많은 표를 몰아 준데는 군정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달라는 염원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농촌은 1994년 WTO 출범 이후 농업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규모화 기계화 시설로 치달으면서 농민들의 소득이 향상되기는커녕 부채만 많아져 갔다. 물가는 매년 치솟는데도 농산물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으면서 농민들은 가난의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이 피땀 흘려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빚더미에 허덕인다는 것은 농업 정책의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전국에 농촌 출신 국회의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이 가난하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을 믿고 뽑아준 지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게을렀고 중앙정치권에서 무능했다고 평가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황주홍 국회의원 당선자는 ‘농어촌 소득증대 특별법’을 제정해 1년 내내 바쁜, ‘농한기 없는 농촌’을 기필코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농민이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해도 제도적ㆍ정책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으면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

국회의원의 제일 중요한 임무가 입법 활동과 정책 입안이므로 강한 추진력과 도전정신으로 농민들을 위한 좋은 법을 만들고 제도화해서 농업회생의 단초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국회의원이 중앙무대에서 지역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자치단체장은 생활 현장에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은 군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기에 관심이 덜하지만 자치단체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주목의 대상이 된다.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골목길 정비나 농로길 포장, 마을 회관 수리 등 세세한 부분까지 단체장의 손길이 미쳐야 한다.

자치단체장은 세심하게 군정을 살펴야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화합을 도모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지역이 화합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요소를 줄여나가고 균형 잡힌 군정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작은 일 하나라도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적 절차를 밟으며 진행하고, 예산분배 과정에서도 소외계층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행정조직을 이끌면서도 관계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효율성을 증대해 나가야 한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오세훈맨’을 중용해서 능력위주의 인사를 한다는 언론보도는 보궐선거를 통해 단체장이 바뀐 우리 지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모두 집중해야 할 부분이 중앙부처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처럼 군세가 약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재원 마련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각 종 공모사업은 좋은 기회가 된다.

우리 지역에서도 최근에 병영면 삼인지구 사업비로 국비 88억을 확보했다는 보도는 국비사업과 공모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거창군이 지난해 각종 공모사업을 통해 55개 분야에서 군의 1년 지방세보다 많은 306억원의 재원을 확보했다는 것은 재밌는 도전거리가 된다.
 
두 분 모두 당선되기 위해서 가졌던 그 마음, 그 노력으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큰 정치인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