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이 청자요지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다.

또 국민들에게는 문화재 관리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정작 문화재 관리당국 당사자들은 문화재를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이중성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1980년도에 대구 용운리에서 가져간 대형 청자가마를 박물관 야외 구석지에 대충 전시하고 있다.

풍화작용으로 요지가 무너져 내리자 안쪽에 철망을 덧씌우고 그 위에 시멘트 물질같은 이물질을 발랐다. 이제는 그것마저도 노출돼 녹슨 철망이 앙상한 뼈대처럼 드러나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의 태도가 그저 실망스러울 뿐이다.

청자요지를 이런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국립박물관이 강진에서 가지고 간 그 많은 청자편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일대에서는 60년대 후반부터 일부 요지에 대한 발굴이 시작돼 8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양의 청자편이 수거됐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가 국가귀속이라며 그것들을 몽땅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광주광역시의 국립광주박물관으로 가져가 버렸다.

국립박물관들은 현재 청자편을 수장고란 박물관 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말이 좋아 수장고지 창고나 마찬가지다. 문화재 당국은 그것을 강진군에 되돌려 줘야한다는 여론을 묵살하고 있다.   

매장 문화재가 국가 기관에 귀속된다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문화재를 관리한다는 의미다. 국립광주박물관이 청자요지를 관리하는 것을 보면 책임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직무유기 정도가 아니라 직무 포기다. 이런 국가기관에 어떻게 문화재를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국립광주박물관은 용운리 10호 청자요지를 제대로 관리하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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