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 역사를 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나온다. 요즘 막걸리가 꽤 팔려 양조장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하는데 묘하게 강진읍에 양조장이 없다. 다른지역도 마찬가지다.

장흥읍에도 양조장이 없고 해남읍, 영암읍에 도가집이 없다. 완도읍에는 양조장이 하나 있는데 사장이 작천양조장을 창업했던 박희권(강재선생의 손자)사장 밑에서 일을 배웠던 기술자 출신이다.

그이유는 무엇일까. 양조장 주인들은 경영방법이 운명을 갈라 놓았다고 말한다. 막걸리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 자본력이 좋았던 읍내 막걸리 양조장들은 모든 것을 직원을 통해 해결했다.

배달원도 채용했고, 기술자도 고용했다. 막걸리가 잘 팔리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정도의 경제력이 됐다. 그러나 80년대들어 막걸리 소비가 급감하면서 매출도 급락했다. 직원들 처우도 나빠졌다. 직원들이 하나둘 떠났다. 효소를 배양하는 기술자들도 떠나갔다. 읍내막걸리 양조장 사장들은 두손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일부 면단위 양조장들은 달랐다. 오래전부터 사장들이 직접 막걸리 담그는 기술도 배우고 배달도 했다. 매출이 떨어지고 직원들이 떠나가도 사장들이 직접 그 일을 해냈다.

지금 살아남은 양조장들은 사장들이 일인다역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버텨오다 몇 년전부터 다시 막걸리 시장이 살아나면서 웃음을 짓게 됐다.

한 양조장 사장은 “그야말로 몸둥이로 때우른 사장들이 오늘날 살아남았다”고 웃었다. 기업을 어떻게 경영 해야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