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같던 고추모종이 어느덧 작은 苗(묘)
추운날씨 겨우내 가슴 조렸던 농민들도 한시름 놔

강진읍 장동마을 최광수 사장의 비닐하우스 묘목장에서 부인 조선희씨가 고추묘목에 물을 주고 있다.
4월 중순부터 본격출하
되도록 4월 16일 지나서
심어야 냉해 입지않아

강진읍 장동마을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는 꽃나무가 망울을 머금었다. 매화나무는 이미 만개단계나 마찬가지고, 살구쪽이나 작약도 벌건 꽃망울이 아름답다. 멀리 산속의 활엽수들도 초록빛이 돌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저 산에 산벚꽃이 만발할 것이다.

비닐하우스안은 온통 푸른 물결이다. 성냥개비만 했던 고추모종은 어느덧 어른이 됐다. 떡잎만 달랑하던 잎사귀는 12개까지 나왔다. 이제 보름정도가 되면 잎은 13개가 되고, 꽃대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비닐하우스에서 90일 동안 자란 고추모장종은 큰 밭으로 옮겨져 본격적으로 세상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최광수 사장님은 여전히 고추모종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 2월 11일 1차 이식을 한 후 무던히도 얘를 썼다. 바깥 온도가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날씨가 하루 이틀이 아니였다. 난방용으로 때는 보일러에 수시로 기름이 채워졌다. 잠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생활이었다.

최광수 사장이 뿌리가 빽빽히 자란 모종의 뿌리를 보여주고 있다.
30일 찾아간 최광수 사장은 모처럼 큰 웃음을 보였다. 고추모종이 큰 사고없이 잘 자라준 것이다. 하우스안으로 들어가자 성년이 다된 고추모종들이 빽빾했다. 고추 모종을 바라보는 최광수 사장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잠시후에 비닐하우스에 들어온 부인 조선희씨도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흡족한 마음으로 물도 가득 뿌렸다. 푸른잎들이 물을 받으며 일제히 소리를 냈다. 요즘에는 낮 온도는 20~25도, 밤 온도는 15도 정도를 맞춰주고 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고추모종을 이식한 후에는 밤잠을 설칠때가 많습니다. 기상이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니까요. 그러더니 어느덧 저렇게 컸습니다. 꼭 사람같아요”

비닐하우스에는 고추모종만 있는게 아니였다. 야생화 전시회에 맞추려고 000회장이 이곳에 화분을 몇 개 가져다 놓았다. 한 화분에서 붉은 야생화가 피고 있었다.

또 건너편 비닐하우스안에는 호박과 옥수수 모종이 크고 있었다. 자장면 잘 뽑는 사람은 우동도 잘 뽑는다는 말이 있다. 고추모종 잘 키우는 사람이 호박이나 옥수수 모종도 잘 키울 것이다. 그래서 농민들이 부탁을 했다. 그런 부탁을 받으면 두말하지 않고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는게 최광수 사장이다.

건너편 비닐하우스 안에는 갖쪽 모종에 비닐을 씌워주고 있었다. 갖쪽 모종들은 아무래도 찬기운을 쬐기 때문에 중간에서 자라는 것 보다 생육이 느렸다. 성장을 조절해 주기 위해 갖쪽의 모종들에게 비닐을 씌운 것이였다. 이렇게 주면 어느덧 비닐하우스 안의 고추모종은 키가 고만고만 해진다.

최사장의 경험에 따르면 4월 15일 안에 꼭 된서리가 한번씩 온다. 그래서 고추모종을 노지에 심을 때는 꼭 4월 15일 이후에 하라고 농민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서리는 고추에게 독약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최광수 사장의 고추모들은 4월 5일부터 출하를 시작한다. 비닐하우스 안에 심을 것들이다.
 
이때 쯤이면 고추모종을 계약한 농민들로부터 언제 고추를 심겠다고 전화연락이 온다. 그러면 최사장은 그날짜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모종을 배달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봄비였다. 이런날 마을에는 조촐한 술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최사장의 비닐하우스는 장동마을과 맞닿아 있었다. 마을 한귀퉁이에는 작은 비닐하우스를 지어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식당에는 주민 몇몇이 모여 소 내장탕을 끓이고 있었다. 회관에서 어르신들이 작은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 갖다드릴 안주를 준비하는 것이였다. 대파가 숭숭 썰어져 들어가고, 갖은 양념이 곁들여 졌다. 솟단지에서 품어져 나온 김이 비닐하우스안을 채웠다. 수증기와 내장탕의 구수한 맛이 비닐하우스안에 진동했다.

최광수 사장은 요즘에 새로운 재미에 빠져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마를 200여평 심었는데 3월들어 여기에서 소득이 쏠쏠하게 나오고 있다. 벌써 3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마가 남나들에게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최광수 사장은 올해 마 농사를 좀 더 지어볼 계획이다.

최광수 사장은 이렇게 끝임없이 일과 일을 맞물려 돌리고 있었다. 고추모종을 잘 키우니 호박모종 주문이 들어오고 있고, 무언가 새로운 작목을 찾아보니 군에서 마를 키워볼것을 권장했다. 약간의 지원금도 있었다. 덕분에 최사장은 마라는 새로운 작목을 만날 수 있었다.
   

☞농사정보

4월 상순의 날씨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은 가운데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떨어질 때가 있겠으며 기온은 평년보다 낮겠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음.

  고추
고추 육묘상은 모가 자람에 따라 알맞은 온도로 관리해야 하며, 낮에는 25~28℃, 밤에는15~18℃정도가 유지되도록 하여 고온이나 저온으로 인한 장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
  △ 육묘하우스 내 하우스 출입구와 측면쪽은 온도가 낮아 비닐하우스 안쪽에 있는 고추모보다 생육이 저조하므로 생육상태를 보아가며 자리 옮김을 실시 함
  △ 육묘상 온도가 너무 낮거나 과습하게 되면 모잘록병이 발생될 수 있음
    - 육묘상 내 온도가 15℃이하가 되지 않도록 보온을 잘 해주고, 낮에 30℃이상, 밤에 15℃이하가 되지 않게 관리함. 출입문에 비닐커튼 등으로 칸막이를 설치하고, 모가 웃자라지 않게 질소거름과 물주기를 줄여주며, 습도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육묘상 내 환기관리와, 예방위주로 적용약제를 살포
  △ 남부지방에서 터널재배를 하려는 농가는 터널용 골재나 피복비닐, 고정끈 등 자재를 준비.                                                                             <자료제공: 강진군농업기술센터>

☞ 배노랑금좀벌로 파리를 잡으세요

몸의 크기가 2㎜ 이내인 '배노랑금좀벌'은 파리가되는 번데기를 찾아내 그 안에 들어가서 알을 난다. 배노랑금좀벌이 번데기안에 알을 낳으면 파리가 성충으로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만다. 이 배노랑금좀벌을 이용해 축사의 파리를 친환경적으로 잡아보려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강진군은 올해 5천4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친환경축산을 실천하는 농가를 중심으로 파리의 천적인 배노랑금좀벌 삽입제품 450세트를 지원해서 축분집하장, 사료급여 시설주변, 축사주변 등에 방사토록 할 계획이다.

'배노랑금좀벌'은 1마리당 100~15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퇴비나 축분 속에 들어있는 파리 번데기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습성이 있는 고마운 해충이다. 실험결과 파리수의 80∼90% 수준까지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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