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들이 애용하던 귀한샘물
지금은 많은 군민들의 약수터


요즘 날씨가 풀리면서 오랜만에 보은산 약수터에 올라간 사람들은 목욕탕이 없어진 것을 보고 놀랄때가 많다. 보은산 약수터의 목욕탕은 지난해 10월쯤 강진군이 전격 철거 했다. 작은 포크레인이 고성사 방면으로 진입해서 신속하게 철거작전을 폈다.

보은산 약수터에 목욕탕이 없어진 것은 40여년 만의 일이다. 강진의 작지 않은 사건이였다.
보은산약수터에 목욕탕이 없어지면서 이제 목욕을 하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담장도 지붕도 없기 때문이다.

목욕탕이 있을 때는 이곳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빨래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초에는 현재의 약수터 건너편에 여자목욕탕이 따로 있었으나 철거여론이 많아 강진읍이 1999년 철거했다. 그러다가 10여년전에도 환경보존을 위해 나머지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왜 여자목욕탕만 없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목욕탕을 애용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이곳을 철거하지 못했다. 수십년 동안 북산약수터 목욕을 즐겨왔던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당시 약수터 목욕탕 찬반논쟁은 MBC문화방송에서 취재까지 해가서 방영했다. 강진에서는 지방방송이 자체 프로그램을 방영한 바람에 강진에서는 그 프로를 시청하지 못했다.

보은산 약수터의 역사는 깊다. 강진읍 서성리 신중길(70)어르신에 따르면 군동 금곡마을에서 보은산을 넘어 고성사로 넘어가는 길이 있었다. 이곳은 나무꾼들이 만든 길이였다. 나무꾼들은 보은산 자락을 넘어 고성사에 당도하면 기미테산이란 지명을 지나 강진읍 솔치, 봉덕으로 넘어갔다. 지금은 보은산에 나무숲이 우거졌지만 60년대 후반까지도 민둥산이였다. 나무가 없는 산에는 샘이 귀했다. 고성사는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렸다.

그런데 지금의 약수터 위쪽 바위틈에 늘 물이 고였다. 사람들이 바위틈에 모인물을 호스를 이용해 길이 있는 지금의 위치까지 내려서 물을 받아먹었다. 나무꾼들이 그 물을 애용했다. 그러다가 40여년전 이곳을 이용하던 몇몇 주민이 개인부담으로 간이 목욕탕을 설치해서 목욕을 즐겼다. 이어 강진군청이 주민복지차원에서 나중에 비 가리개를 설치해 목욕탕 시대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결국 폐쇄되는 운명을 맞았다.

군 관계자는 “약수터 목욕탕을 폐쇄해야한다는 여론이 너무 많았다”며 “주민들이 지금의 약수터를 잘 이용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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