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고령화되면서 이장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중요시 되는 시대다. 관내에는 현재 291명의 이장들이 활동중이다. 그들은 맥가이버들이다. 마을 지도자이면서 대소사를 챙기는 안내자이고, 노인분을 날마다 찾아뵙는 자식의 역할도 한다.
 
전기가 고장나면 고칠줄 알아야 하고, 독거노인의 방에 도배도 할 줄 알아야 하는 만능 재주꾼이여야 한다. 마을주민들 단체로 생일상도 차려야 하고, 봄철이면 관광차 불러 음식장만해서 여행을 떠나는 일도 해야 한다. 이장들은 노인복지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또 군청정보라는게 수시로 나오는 것이여서 일이 있으나 없으나 하루에 한번은 읍사무소나 면사무소에 들러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뿐 아니다. 농협일도 있고, 농민상담소 일도 있고, 수시로 열리는 행사도 수두룩하다. 그때마다 얼굴을 내밀어야 이장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이장의 뒤편에는 부인들이 있다. 마을 잔치열리면 반찬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마을노인당에 쌀이 있는지, 반찬은 뭐가 남아 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이장 부인들의 몫이다. 이장역할의 3분의 2를 부인들이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내조가 없으면 이장역할 수행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남편이 이장일을 맡느라 밖의 일에 메달리다 보니 잡다한 집안일이나 농사일을 부인들이 맡아야 한다. 모두 ‘우리마을 일이다’ 싶어 힘든 것도 표현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여성 이장들도 많다. 

농촌의 마을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체계적이다. 그 중심에 마을이장들이 있고 이장을 지원하는 부인들이 있다. 마을이란 유기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이장들을 신명나게 해야 한다. 자치단체가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보내줘야 한다. 이장들이 힘을 가질때 주민들이 더 큰 행복을 누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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