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일손 목사 / 지석교회

 “이 땅에서 정치가가 된다는 것은 빛 되기보다는 소금 되고, 밀알 되고, 누룩 되려고 해야 한다. 소금 되어 부패를 방지하고, 밀알 되어 나는 죽고 너는 살게 해야 한다”

정치가가 되려고 세계적인 명문인 하바드대학교를 다닌다.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바드대학교는 하는일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란다.

하(는일없이)바(쁘게)드(나드는곳)대학교를 수료하고, 이번에는 동경대학교를 다닌다. 동네 경노당이라는 곳이다.

2012년은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이다. 타이완 총통 선거(1월 14일)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12월 19일)까지 대통령 선거만 해도 15개국이 넘는다.

‘선거’하면 ‘정치’가 떠오른다. ‘정치’하면 예전에는 욕하거나 관심을 끊었지만 요즘은 욕하면서 적극 개입한다. 대세다. 예전에는 눈총을 받았지만 요즘에는 ‘개념남녀’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 정치가로 나서야겠다. 이 땅에서 정치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독일의 히틀러는 1933년에 정권을 잡고 인종청소의 명목으로 유대인을 몰살시키고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리고 교회도 탄압하여 자신에게 복종치 않은 목회자를 파면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을 지켜보던 한 신학자가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접고 독일로 귀국하게 된다.

그리곤 다른 동료들과 함께 히틀러 암살계획을 세우는데 그가 본회퍼 목사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미친 운전사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위로 차를 몰아 질주한다면 목사인 내 임무는 희생자들의 장례나 치러주고 가족들을 위로하는 일만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나는 그 자동차에 올라타서 그 미친 운전사로부터 핸들을 빼앗아야할 것입니다.”
이 땅에서 정치가가 된다는 것은 빛 되기보다는 소금 되고, 밀알 되고, 누룩 되려고 해야 한다.

소금 되어 부패를 방지하고, 밀알 되어 나는 죽고 너는 살고, 누룩 되어 온 세상을 평화로 부풀게 해야 한다. 소금이 녹아져 들어가기를 거부하면 돌덩이가 된다. 밀알이 죽기를 싫어하면 너도 죽고 나도 죽게 된다. 누룩이 부풀기를 주저하면 썩는 냄새만 풍길 뿐이다.

지금이라도 정치가가 되려면 빛 되기를 포기하고 소금되고 밀알되고 누룩되자.

얼마 전 학교 폭력 문제로 시끄러울 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잖는가’ 하는 일차적인 반응이다가, ‘일진’을 잡아야 한다고 하더니, 방관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교사를 닦달하는 것으로 한 단락 짓는 것을 보았다.
 
이 땅의 사람들 모두가 경쟁과 불안에 떠는 사회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폭력이 사라질까?

아파트 벽에 ‘학생에게 드리는 권고문’을 본 학생의 즉각 반응은 이것 이었다. ‘너나잘하세요’
학교가 안전하려면 사회가 안전해야하고, 사회가 안전하려면 사회구성원 모두가 정치가가 되어야한다. 

이 땅에서 정치가가 된다는 것은 한 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한 발 높은 도덕성이 관심과 지지를 받은 최근의 경우를 우리는 보았다.

서울시장이 당선된 것이라든지, 아직 출마를 할지말지조차 밝히지 않은 이에게 ‘무당파 59%가 지지’(2012.1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하는 현상이 곧 이를 반증한다.

지금이라도 정치가가 되려면 한 발 높은 도덕성을 갖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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