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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비사]<13> 70년대 지붕개량시대 <상>‘도로변 초가지붕부터 바꿔라
주희춘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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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05  13: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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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융자지원 약속해 놓고 지원 늦장
초가지붕에 손 넣은 공무원, 물컹한 구렁이 잡히자 줄행랑

60· 70년대 농촌의 큰 변화를 꼽으라면 지붕개량을 꼽을 수 있다. 6.25 전쟁이 끝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붕개량 운동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농촌지역 지붕개량은 66년 7월에 ‘농어촌 지붕개량 촉진법’이 만들어 지고 나서부터다.

정부는 다음해 5월 10년내 초가지붕을 기와등으로 개량하기위해 농협을 통해 농가 1호당 지붕개량 소요액의 50%인 1만원을 연 9%로 융자해 주기로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지방순시를 할 때면 “고속도로 주변 초가집 지붕을 빨리 바꾸라”고 지시하곤 했다. 공무원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주겠다던 융자금은 주지 않으면서 빨리 지붕을 개량하라고 재촉했다.

고속도로 주변 주민들이 묘안을 짜냈다. 초가지붕을 그대로 남겨둔 채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쪽만 기와나 스레이트를 씌운 것이다. 70년대 초에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충청도와 경북지역에 그런 집이 많았다.  

당시 정부는 호남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놓고 두가지 정책을 내놓는다. 호남고속도로주변은 주변 농토의 경지정리에, 경부고속도로 주변은 지붕개량에 예산을 집중했다.

71년 4월 24일 김보현농림부장관이 고속도로주변 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 호남고속도로에는 경지정리비용으로 87억을, 경부고속도로 주변은 지방개량비용으로 11억6천만원을 배정했다.

당시 호남고속도로 주변 개발 예산이 많다고 비꼰 사람들은 “호남고속도로의 길이가 80㎞로 경부고속도로의 5분의 1도 안되는데 돈을 일곱배나 많이 주었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에 본격적인 지붕개량이 시작된 것은 70년대 초 였다. 강진에도 건축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도로 주변 마을이 우선 지붕개량 대상이 됐다. 1973년 어느날 군동면의 한 마을. 마을 담당공무원인 김모씨가 지붕개량을 해야한다고 마을주민들을 설득했다.

당시만해도 강진지역 상당수 마을이 마을 진입로 마저 샛길인 곳이 많았다. 지붕개량을 위해서는 자재를 싣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준비도 안돼 있던 것이다.

담당공무원이 지붕개량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낮은 초가지붕에 손을 쑥 넣었다. 그랬더니 물컹한게 손에 잡혔다. 깜짝 놀란 공무원이 그것을 잡고 휙 뺐더니 커다란 황구렁이가 따라 나왔다. 집을 지킨다는 구렁이였다.

 소스라치게 놀란 공무원이 지붕개량 설명을 하다말고 돌아가 버렸다. 초가집은 그렇게 수백년 동안 주민과 생물이 함께 공존한 공간이였던것이다. 그 마을도 훗날 지붕개량에 나서 온 마을이 기와와 스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집을 지키던 구렁이는 살길을 찾아 다른 곳으로 거쳐를 옮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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