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대학이 29일 문을 닫는다. 1996년 개교한지 16년만의 일이다. 성화대학은 지금까지 1만7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규모만 봐도 대단한 일을 했다.

성화대학의 학생정원은 2천764명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학생모집이 미달인 대학이 속출했지만 성화대학은 그동안 신입생을 부족하게 모집해 본 적이 없다.

지난 17일 류부걸총장이 마지막 졸업고사에서 밝혔듯이 사학비리의 고질적인 병폐는 상아탑을 무너 뜨렸다.

횡령과 족벌경영이 횡횡했고, 교수탄압이 비일비재 했다. 몇 차례 개전의 기회가 있었으나 재단사람들은 ‘대학불사’의 오만에 빠져 있었다. 몰려오는 쓰나미에 대비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과 교수, 교직원들에게 돌아갔다. 재학생들은 다른 학교에 강제 전학돼 강진을 떠났다. 교수들과 교직원들은 오랜 일터를 잃었다. 성화대 주변에서 생업하던 상인들은 문을 닫았다.

강진지역사회도 대학이란 커다란 기관을 잃었다. 대학이 대외적으로 상징하는 의미는 크다. 성화대학은 그동안 강진을 전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성화대학의 폐교는 강진에게 너무나 큰 손실이다.

지금 성화대학은 청산인이 선정돼 학교재산 처리절차를 밟고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일부 학교에서 성화대학을 매입하려 한다는 소문이다. 분교이야기도 있고, 새로 대학을 만드려는 사람들이 매입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말도 있다.

성화대학의 명칭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학교기능을 되살리는게 최선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성화대학은 지난 16년 동안 신입생 모집이 미달한 적이 없다. 그만큼 대학 자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진은 물론 주변 목포, 해남, 완도, 장흥, 보성등지에 학생들이 있고, 전국에서 관심갖는 학생들이 있는 것이다.

성화대학은 이제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속에서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공금유용을 밥벅듯이 했던 경영진도 함께 떠나갔다.

어찌보면 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자본과 좋은 뜻만 있으면 예전의 교육기관으로서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자원이 풍부한데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있겠는가.

이제 필요한 것은 강진에 대학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공론화하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치지도자들이 앞장서 당위성을 확산해야 한다. 성화대학을 폐교시킨 교과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 일은 정치인들의 몫이다.

성화대학의 폐교는 정치적 학살 성격이 크다. 지난해 전국의 대학이 반값 등록금 파동으로 몸살을 앓았을때 그 화살은 결국 교과부로 향했다.

국민의 여론이 들끓었다. 정부와 교과부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마침 성화대는 복잡한 학내문제에 휩싸여 있었다. 13만원 월급사태도 터졌다. 성화대학은 교과부의 밥이었다. 성화대학은 단칼에 날아갔다.

재단의 부패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전국 146개 전문대학에서 폐교된 2개 학교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였다.

강진의 대학은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 이는 정치적인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4월에 선출되는 지역 국회의원은 강진에 대학을 유치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세워야 한다.

같은달에 출범하는 새 군수도 지역대학을 회복하는데 우선적인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12월에 탄생할 새 대통령도 강진에 다시 대학이 들어서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

이는 지금부터 추진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런 시스템이 지금 강진에 없다. 강진은 지금 온통 선거판에 빠져 있다.

선거가 끝나는데로 이 일이 지역 현안사업이 되어야 한다. 강진에 대학이 반드시 되살아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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