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때때로 덮어주고 걷어주고, 환기시켜야 ‘어엿한 모종’

김득현,정명숙 부부가 집앞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모종을 살피고 있다.
강진에서 봄이
가장 빨리 오는
신전 영수마을

일곱 농가 고추
모종 키우며
매년 뜨거운 겨울

“낮에는 30도 이하
밤에는 10도 이상 유지”


날씨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비닐하우스 안의 고추모종도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포트에 1차 이식을 한 강진읍 장동마을 최광수 사장의 고추묘는 떡잎에 이어 본잎이 나오고 있었다.

잎이 5개까지 된 것도 보였다. 줄기는 연약해 보였으나 무성한 잎들이 왕성한 광합성 작용을 하고 있었다.
최광수 사장은 읍내 외출중이었다. 읍사무소에서 일을 보고 있다고 했다. 부인도 보이지 않았다. 농협보답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보러갔다고 했다. 비닐하우스안은 조용했다. 따뜻한 온기만 가득했다.

궁금한게 신전 영수마을의 김득현 사장의 고추묘였다. ‘제주도 여행’ 때문에 수분공급이 지연되면서 생육이 다소 늦은 고추묘다.

영수마을을 찾아간 22일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덕룡산에서 넘어오는 바람이 희뿌연 눈보라를 포함하고 있었다. ‘마을회관 뒤쪽 스라브집’인 김득현(62) 사장댁은 조용했다.

부인 정명숙(58)여사와 단둘이 사는 집이었다. 서른 둘, 서른 여섯된 자녀들은 모두 출가했다. 부부가 고추농사와 함께 1만4천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

고추모종이 자라는 비닐하우스는 마당과 맞닿아 있었다. 그안에서 라디오 소리가 나왔다. 고추모종들이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크고 있었다.   

김득현 사장이 오전 11시가 되어 비닐하우스의 내부온도가 올라가자 속 비닐을 걷어주고 있다. 앞쪽에 보이는 것은 땅에 깔린 전열선의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김득현 사장의 안내로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10시 30분이 막 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안이 서서히 뎁혀지는 시간이다.

오전 11시가 넘으면 속 덮개 비닐을 걷어내서 내부 온도를 낮춰줘야 하는 때다. 안을 구경하기 위해 30분 정도 빨리 비닐을 걷어냈다.

1차 이식을 한지 6일째를 맞는 모종이었다. 연약했다. 지난해 보다 10일 정도 늦게 크고 있다고 했다. 수분조절 때문이었다. 바람이 강해지면서 겉비닐이 심하게 출렁거렸다.

그러면 천정에 붙어 있던 습기가 모종위로 소낙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찬 습기였다. 그 또한 고추모종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었다. 취재를 위해 30여분 일찍 속비닐을 걷어냈는데 그 위로 찬습기가 떨어진 것이다. 잘못된 관리였다.

이처럼 고추모종을 재배하는 일은 시간, 분 단위로 온도를 체크하며 관리를 해 주어야 했다.

“모종이 크는 3개월 정도는 사람이 집을 비우지 못해요. 바깥일을 보러가더라도 부부가 교대해서 나가야 합니다. 언제 온도가 올라가고 언제 갑자기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곁에 붙어서 살아야 합니다. 시시때때로 덮어주고 걷어주고, 환기시켜 줘야 합니다”

김득현 사장이 마당옆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고추모종을 키우는 이유도 언제든지 비닐하우스로 달려가기 위해서였다. 5년전에 현재의 자리에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덕분에 고추모종은 강진땅에서 크고 있다. 무슨말인가 하겠지만, 영수마을은 마을 한 가운데로 해남군과 강진군 경계가 갈라진다. 예전에는 안방은 강진이고 부엌은 해남땅인 집도 있었다.

5년전에는 고추모종을 해남땅에 있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웠다. 그러다 현재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김사장도 그때 주소를 강진으로 옮겼다. 고추모종 덕분에 강진사람이 됐다.

지난 11일 1차이식을 한 강진읍 장동리 최광수 사장의 묘는 잎이 많이 나왔다.
해남과 강진중에 어느 지역이 농민들에게 더 좋은가 궁금했다. 김사장은 해남 농민들은 강진 농민들을 더 많이 부러워 한다고 했다. 군에서 나오는 이런저런 지원들이 강진이 더 많다는 것이다.
 
또 마을도로가 포장돼 있는 것도 강진 영수리와 해남 영수리가 조금 달랐다. 해남쪽은 시멘트 포장이였지만 강진쪽은 말끔한 아스팔트였다.

영수마을에는 7농가가 고추모종을 재배하고 있다. 원래 영수마을은 강진에서 봄이 가장 빨리 오는 곳 중의 하나다. 또 밭이 많다.

고추모종을 재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모종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자리를 함께 할 때가 많다. 재배하는 품종이 조금씩 달라 생육과정이 차이가 있지만, 온도 관리등에 대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부부가 출타할 때는 다른 집에서 모종을 돌봐준다. 모종 관리는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모종을 재배하는 집에 부탁하는게 필수적인 일이다. 그렇게 품앗이 하는게 이 마을의 오랜 전통이 됐다.

김득현 사장의 모종은 신전에서 많이 소비되고 상당수 완도지역으로 팔려간다. 한번 인연을 맺은 고추재배 농가들이 김사장의 기술을 신뢰하고 단골 고객이 됐다. 그렇게 관리하는 단골이 적지 않은 숫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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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상태따라 자리 옮겨주어 고른육묘 유도

고추 육묘상은 모가 자람에 따라 알맞은 온도로 관리해야 하며, 낮에는 25~28℃, 밤에는 15~18℃정도가 유지되도록 하여 고온이나 저온으로 인한 장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한다.

모가 웃자라지 않도록 알맞은 온․습도로 관리하고, 모 간격을 충분히 유지시키면서, 햇빛을 잘 받도록 하여 튼튼한 모가 생산되도록 한다. 입고병 방지를 위해서는 야간의 저온을 방지하고, 육묘상이 과습 되지 않도록 한다.

육묘하우스 내 하우스 출입구와 측면쪽은 온도가 낮아 비닐하우스 안쪽에 있는 고추모보다 생육이 저조하므로 생육상태를 보아가며 자리 옮김을 해주도록 하여 고른 육묘를 유도한다.

육묘 중 저온피해를 받았을 경우 응급처치로 요소 0.3%(물 20ℓ당 요소 60g)액을 엽면시비하여 생육을 회복시킨다. 비닐하우스의 보온용 피복물을 아침 일찍 걷어 작물이 오전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해주고, 낮에는 시설 내부의 온도가 30℃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환기 관리 실시한다.

밤에는 변온관리와 보온자재를 활용하여 난방비를 줄이고 봄철에 자주 나타나는 저온이나 강풍에 대비하여 하우스 고정 끈을 튼튼하게 설치하여 시설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저온 시 보온에 유의한다.

물주기는 가급적 점적관수 시설을 이용하여 오전 중에 실시하여 하우스 내부의 과습을 막고 지온이 유지되도록 한다.<농업기술센터 재배기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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