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 올 해는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해는 20년마다 같은 해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총선, 4월11일)와 대통령선거(대선, 12월19일)가 있는 해이기도 하다.

특히 강진은 황주홍 군수가 총선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대선과 총선, 그리고 군수 보선까지 치르게 돼 있어, 지난해 말부터 출판기념회 등으로 시작된 지역의 ‘정치판’ ‘선거판’은, 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선거의 해를 맞아 우리 강진의 정치사를 조망해보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창간기획특집으로 <총선으로 본 강진정치사>를 연재할 계획이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여러 선거 중에서도 총선을 중심으로 한 강진정치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총선을 통해 근․현대 강진의 정치를 돌아볼 수 있고, 중앙정치와 연계된 지역정치의 큰 틀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으로 본 강진정치사>는 대한민국 정치가 시작된 일제 해방이후에 구성돼 헌법을 제정하고 나라의 기틀을 다졌던 초대 제헌국회부터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까지를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입후보자와 당선인, 선거운동 과정, 선거관련 일화 등 총선과 관련된 여러 기록들은 물론, 속기록으로 본 의정활동 등도 소개할 계획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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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진 총선 정치사 개관 

[선거구]
강진은 지난 1948년 5월10일 총선으로 구성된 제헌(制憲)국회 이후 지금까지 모두 5차례나 선거구가 바뀌어왔다.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선거구를 자기 당에 유리하도록 개편하기) 차원의 선거구 변경은 아니었다.
 
산업화되면서 이농현상의 심화로 인구가 감소해 불가피하게 인접 지역과 선거구를 함께 했다가 다시 분리하기를 반복하고 있다.강진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까지 18차례 총선을 치르면서 단독으로 <강진 선거구>를 유지한 경우는, 제헌국회와 2대, 3대, 4대, 5대 국회 등 5차례뿐이다.

1963년 6대 국회부터 2008년 18대 국회까지 줄곧 인접 지역과 복합선거구를 이뤄 선거를 치르고 있다. 물론 오는 4월 실시되는 19대 총선도 복합선거구로 실시된다.

복합선거구도 4차례나 조정되어 왔다. 인접 군이 추가되었다가 다시 줄어들고 또다시 추가되기를 반복했다. 6대부터 8대까지 3번은 <영암․강진 선거구>가 되어 국회의원을 선출했고, 9대부터 12대까지 4번은 <장흥․강진․영암․완도 선거구>가 되어 선거를 치렀다.

13대부터 17대까지 5번은 기존에 같은 선거구였던 장흥과 영암이 떨어져나가고 <강진․완도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뽑았고, 지난 2008년 4월 실시된 18대 총선부터 선거구가 대폭 변경됐다. 완도가 분리돼 해남과 한선거구가 되고, 강진은 영암․장흥과 하나가 돼 <장흥․강진․영암 선거구>를 구성했다.

게리맨더링 논란도 있었다. 지난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 정치관계법특별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을 하면서, <강진․완도 선거구>가 공중 분해됐다. 강진은 <장흥․강진․영암 선거구>로 변경되었고, 완도는 <해남․진도․완도 선거구>로 포함됐다.

당시 완도 출신인 이영호 의원은, “지역 대표성을 가져야 할 선거구 획정안이 단순 인구 기준으로 설정돼 전남 농어촌지역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됐다. 선거 당락과 상관없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제도]
제헌국회부터 현재 임기중인 18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선거제도는 법이 정한대로 전국에 적용하기 때문에 전국 상황이 강진의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큰 변화는 선거구제. 선거구제는 흔히 아는 것처럼 대선거구제(1구 5인 이상)와 중선거구제(1구 2~4인), 소선거구제(1구 1인)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세 제도를 모두 적용해봤고, 소선거구제는 현재 쓰고 있는 선거구제다.

우리나라는 18대 국회까지 대부분 소선거구제로 의원을 선출해오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1구 2인을 선출했던 중선거구제를 도입했던 국회는 9대와 10대, 11대, 12대 국회 등 4차례. 양원제를 도입해 참의원과 민의원을 선출했던 5대 국회 때에는 민의원선거의 경우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반면, 참의원선거의 경우는 도 단위로 의원을 선출(8명)하는 대선거구제를 도입했었다.

6대 국회 때는 전국구 의원을 선출하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고, 9대 국회 때는 3년 임기의 유신정우회(유정회) 의원이 뽑히기도 했다. 들쑥날쑥하던 선거일도 법제화(임기만료일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됐다. 동원선거의 병폐로 지목되었던 합동연설회를 폐지하고 호별방문도 금지시켰다. 19대 총선부터는 처음으로 재외국민들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됐다.

의원정수도 변화돼왔다. 제헌 국회는 의원정수를 200명으로 출발했으나, 인구수 증가와 국민들의 정치수요 증가, 정당의 이해관계, 지역주의 확산 등여러 이유로 선거 때마다 의원정수가 달라지다시피 했다.
18차례 실시된 총선동안 의원정수(299명)가 같았을 때는 13대, 14대, 15대, 17대, 18대 등 모두 5차례. 이마저도 세부적으로 들어가 지역구와 전국구 의원정수를 비교하면 모두 다르다. 

[입후보자]
강진(복합선거구 포함)에서 금배지를 달아보겠다고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는 제헌부터 18대 총선까지 18회 동안 모두 83명이다. 9대부터 12대까지는 2명씩 선출한 관계로 경쟁률은 3.8대1을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강진 출신은 모두 49명.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총선은, 2대 총선과 5대 총선으로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였는데 각각 8명이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두 선거는 강진이 단독 선거구로 있을 때였다. 

반대로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총선은 2명이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경쟁했던 16대 총선이었다. 강진․완도 복합선거구였던 16대 총선은, 완도 출신 2명이 맞붙었고 강진 출신 후보는 없었다.  

제헌 국회 때는 4명이 출마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란 시로 유명한 영랑 김윤식 선생도 출전, 정계입문을 시도했으나 4위로 낙선하기도 했다.

입후보자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5대 총선 까지는 농업이나 회사원, 주조장 등 개인사업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점차 군 장성, 역도선수, 대학교수, 변호사, 사업가 등으로 폭이 넓어졌다.

학력도 마찬가지. 제헌국회를 비롯한 초기 입후보자들의 학력을 보면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했다든지 독학으로 한문을 배웠다든지 하는 경우와 간혹 일본 유학을 마친 후보들이 있었다. 최근에는 대부분 대졸 이상이고 해외 유학은 기본이 될 정도로 입후보자들의 고학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3대 총선 때는 5명이 출마했고, 4대 총선에는 4명이 입후보했다. 6대, 7대, 8대 총선에는 각각 3명, 4명, 3명이 금배지에 도전했다.

2명씩 뽑았던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9대 총선에는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실질적으론 가장 경쟁률이 낮았다. 역시 2명씩 선출했던 10대와 11대, 12대 총선에는 각각 7명, 7명, 4명이 입후보했다.

다시 소선거구제로 전환돼 치른 13대 총선에서는 4명이 경쟁했고, 14대는 3명, 15대는 6명, 17대는 3명, 18대는 5명이 입후보해 선거전을 치렀다.

[국회의원]
강진이 포함된 단독 ․ 복합 선거구에서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를 단 당선인은 18대 국회까지 모두 15명이다. 의원정수는 1구 2인을 선출했던 4번(9,10,11,12대)을 포함하면 22명이 되지만, 재선 이상을 기록한 의원이 여러 명 있어 실제 의원수가 줄어든 것이다.

국회에 진출한 당선인 가운데 강진 출신은 모두 8명이다. 이들은 차경모 의원(제헌), 양병일 의원(2, 5대), 김성호 의원(3대), 김향수 의원(4대), 윤재명 의원(7, 8, 10대), 황호동 의원(9대), 김식 의원(11, 12대), 김영진 의원(13, 14, 15대) 등이다.

의원들의 당선 횟수를 나타내는 선수(選數)는 어떻게 해당 의원을 소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시 말해 강진 단독선거구이었을 때, 인접 군과 복합선거구를 이루었을 때, 강진 출신이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당선되었을 때, 다른 군 출신이 다른 선거구에서 당선된 후 강진선거구로 왔을 때 등 선수 계산법이 복잡해진다.

이 중에서도 강진이 포함된 단독 선거구와 복합선거구이었을 때를 기준으로 보면, 최다선은 3선이며 2명이 기록했고, 재선은 3명이다. 초선은 10명이나 기록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최다선 의원은 3선을 기록한 윤재명 의원과 김영진 의원 2명이다.
윤재명 의원은 7,8,10대 의원을 지냈고, 김영진 의원은 13, 14, 15대 내리 3선을 고향 강진에서 기록했다. 김의원은 16대 때는 전국구로, 18대 때는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돼 5선을 기록 중이다.

재선은 양병일 의원(2,5대)과 길전식 의원(9,10대), 김식 의원(11,12대) 등 3명이 기록했다. 길의원은 장흥에서 6,7,8대 3선을 기록 후 강진과 복합선거구가 돼 2선을 추가해 실제는 5선을 기록했다.   
 
초선은 모두 10명. 이들을 지역별로 보면 강진 출신은 황호동 의원(9대)과 김향수 의원(4대), 김성호 의원(3대), 차경모 의원(제헌) 등 4명이다. 장흥 출신은 이영권 의원(12대) 1명 뿐. 영암 출신은 유선호 의원(18대)과 유재희 의원(11대), 김준연 의원(6대) 등 3명이다.

유선호 의원은 경기도 군포(15대)와 장흥․영암(17대)에서 각각 선수를 추가해 3선을 기록 중이고, 천용택 의원은 15대 때 전국구 의원을 지내 재선을 했다. 이영권 의원은 장흥에서 13,14대 연거푸 당선돼 3선을 했고, 김준연 의원은 영암에서 제헌과 3,4,5대 의원을 지내 모두 5선을 기록했다.

총선을 18차례 치르면서 강진 선거구(복합선거구 포함)에서 강진 출신이 없었던 때도 모두 세 차례나 있었다. 영암 출신 유선호 의원이 당선된 18대 국회와 완도 출신인 이영호 의원과 천용택 의원이 각각 17대와 16대 국회에 들어갔을 때 등이다. 군세 위축 때문인지 인물 부재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들어 강진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 정치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강진 출신이 다른 지역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의원도 있다. 모두 5명. 강진에서 네 번 이날 출마해 낙선했던 유수현 의원은, 6대 총선 때 광주 보선을 통해 금배지를 달았고, 고귀남 의원은 전국구와 광주에서 3선(10,11,12대)을 기록했다.

박윤종 의원은 광주 서구에서 11대 국회에 들어갔고, 여성인 김방림 의원은 16대 때 새천년민주당 전국구의원이 됐다. 김영진 의원은 18대 때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돼 19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