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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비사]시한영농은 목숨보다 귀했다“낫 가지고 올라가는 것만 확인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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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11  15: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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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저수지 주변 제초작업을 예초기로 하지만 70년대는 모두 낫으로 하는 수작업이였다. 수로도 요즘에는 콘크리트로 잘 정리돼 있지만 흙으로 된 수로가 대부분이였다.
저수지 배수로 풀베기 감독나간 담당직원
현장 확인 없이‘깨끗히 베었다’보고 들통

70년대 초중반 공무원 조직의 최대 과제는 뭐니뭐니 해도 증산이였다. 통일벼가 나오고 보온못자리가 등장하면서 혁명적인 영농 변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매년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식량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쌀을 자급하는 것은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정부는 증산을 위하여 다섯가지 집중정책을 내놓는다. 첫째는 정부가 장려하는 벼품종에서 종자를 선택할 것, 둘째 가급적 집단재배를 실시할 것, 셋째 보온못자리를 설치할 것, 넷째 종자소독에서부터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병충해방제를 철저히 할 것, 다섯째 제때 농업용수확보에 차질이 없게 할 것등 이였다.

정부의 이같은 모든 지침이 행정조직을 통해 전달됐고, 이를 잘 시행되도록 하는게 공무원들의 책임이였다.

정부는 이를 철저히 시행하기 위해 시한영농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점검하기 위해 각 시도를 비롯한 각읍면에 이르기까지 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는등 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한영농도 매우 체계적이여서 1년을 250일로 정하고 이를 7단계로 구분해 3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각 시기에서 마무리해야 할 일을 날짜까지 정해 구분해 놓고 있었다. 각 단계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해당기관장이 문책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였다.

70년대 중반 모 면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A면장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시한영농을 강조하며 각 마을담당자들에게 저수지 배수로 풀배기 작업을 독려하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요즘에는 콘크리트 용수로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용수로가 대부분 일반적인 개울수준이여서 수시로 풀을 베어줘야 물이 잘 흘러갔다.

면장의 지시가 떨어지면 마을담당 공무원이 자전거를 타고 해당마을로 찾아가 이장에게 “이번에는 용수로 풀베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하면 마을이장이 마을주민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식이였다.

A면장은 직원들에게 “절대 말만 하지 말고 직접 현장에서 주민들을 감독해서 풀베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면장은 군청에서 배수로 풀베기 상황을 점검 나온다는 정보를 들었던 것이다.
다음날 오후 각 저수지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보고서가 올라왔다. 현장 감독을 잘한 결과 배수로 풀베기작업을 모두 마무리 했다는 내용들이였다.

다음날 오전 면장이 자전거를 타고 직접 현장 순찰을 나가 보았다. 모두 잘 됐는데, B마을 담당 저수지 배수로가 그대로였다.

화가난 면장은 사무실로 돌아와 당장 담당직원을 불렀다. 면장이 직원에게 목소리를 높혔다.

“자네 뭐야. 보고서는 잘 됐다고 했는데 내가 나가보니 배수로가 완전히 풀밭이더구만. 어떻게 된거야? 확인은 했어?” “네, 제 눈으로 직접 확인 했습니다” “아니 확인을 한 배수로가 그 모양이야. 풀베는 것을 확인했느냐고 이 친구야”

“... 그게 아니라... ” “뭐야? 뭘 어쨌다는 거야?”
“저기... 저... 낫 가지고 올라가는 것만 확인했는데요”

나중에 본인이 주변에 털어 논 이야기인데, 그 담당직원은 이장에게 풀베라고 말만 해놓고 다른 마을에서 막걸리를 마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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