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4개월 동안 산속 방치… 산짐승이 상당부분 훼손했을 수도

발견 당시 시신 상태가 소문 확대재생산 가능성
고재웅 조직적 사건은폐 ‘시청자 호기심 자극’

고재웅은 급작스럽게 소갈찌를 들이 받았으나 그가 비명을 지르면서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자 얼떨결에 뛰어 내려갔다. 소갈찌는 의식을 잃은채 ‘으, 아이고메....’하는 소리를 연발하고 있었다.

‘잉,요 잡놈’ 고재웅은 죽어가는 소갈찌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러자 소갈찌는 ‘야, 나 좀, 나 좀, 살려 줘 잉, 아이고메...’ 연방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살려줘?. 흥!’ ‘아이고메.... 아이고매...’
‘너 같은 잡놈은 죽어야 혀!’ ‘으, 으......’
드디어 소갈찌는 숨이 끊어졌다. ‘잉?’

법창야화 단행본에 들어간 삽화
예상외로 소갈찌는 숨이 빨리 끊어졌다. 고재웅은 겁이 덜컥 났다. 그는 오던 길로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만큼 뛰던 그는 다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흔적을 없애야 한다고 결심했다.

소갈찌의 시체가 발견되면 이 군동면내에서는 갈데 없는 고재웅 자신이 의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살해된 소갈찌에게 다시 돌아와 옷부터 말끔히 벗겼다. 그때 고재웅은 소갈찌의 품에서 전에 자기가 늘 소갈찌에게 위협을 받았던 재크나이프를 발견했다.

그는 그 칼로 소갈찌의 옷을 찢고 목을 벴다. 다음으로 손톱을 뽑았다. 소갈찌의 손톱에 특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범죄를 생각하고 있었다. 시체는 목과 몸통이 분리돼 있었다. 얼굴의 가죽도 벗겼다. 소갈찌는 얼굴 역시 곰보자국이 많았기 때문에 이 또한 숨겨야 할 일이였다.

시체는 숲속에 숨겼다. 소갈찌의 옷은 내려 오다가 보니 멀리 떨어진 곳에 허수아비가 있어서 거기에 입혀 놓았다. 그리고 칼은 개울 속에 던져 버렸다.

법창야화 내용에 따르면 시체는 사건 발발 4개월 후인 다음해 3월 15일에 발견된다. 나무하러갔던 한 주민이 병영으로 넘어가던 산길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신고하면서 경찰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묘사돼 있다. 여기서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시체가 얼마만에 발견됐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법창야화는 고재웅이 소갈찌의 시신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지를 찢어놓고 손톱과 발톱을 뽑았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산속에서 4개월이 넘게 방치된 시신이 살해 당시 상황을 어느만큼 보존했을지 의문이 남는다.

이에대해서는 한 주민의 증언이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 주민은 “30년대 후반에는 산짐승이 많을 때다. 호랑이도 있을때고 늑대나 살쾡이도 많을 때다. 4개월동안이나 발가벗겨진채 방치된 시체를 산짐승이 가만 놔둘리 없다. 시체의 많은 훼손은 산짐승의 행위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재웅과 초등학교 동창인 한 주민은 “시체는 머리 부분과 손톱만 훼손됐고 나머지는 괜찮았다고 들었다. 시신의 몸뚱아리도 나무밑에 뭍었는데 시신이 부패하면서 그 나무가 죽은 것이다. 그래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나무꾼이 주변을 서성이다 시신을 발견했다고 직접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니까 법창야화는 고재웅이 소갈찌의 시신을 갈기갈기 찢어서 여기저기 흩트려 둔 것으로 돼있으나 당시 가까이서 사건을 실제 접했던 주민은 시신의 훼손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것마져도 오랫동안 산속에서 시신이 방치되면서 산짐승이 시신을 많이 훼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겨울이지만, 고재웅이 갈기갈기 찢어놓은 시신이 4개월 동안이나 그 상태를 유지할수 있었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다. 양지바른 산속의 기온은 추운겨울에도 시신을 빨리 부패시켰을 것이다.

다시말해 소갈찌의 시신은 사건 4개월 후에 많이 훼손된채로 발견됐을지라도 그 자체가 사건당시를 그대로 보존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발견당시의 상태만 경찰이나 목격자들을 통해 고재웅이 소갈찌를 잔인하게 죽인 상황으로 묘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신이 4개월 동안 방치되는 과정에서 산짐승이 훼손한 부분까지도 ‘고재웅의 칼질’에 의해 그렇게 된 것으로 통용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강진갈갈이 사건’은 사건이 잔인하게 묘사돼 유명세를 탔지만 특히 고재웅의 조직적인 사건은폐 때문에 전국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부분도 많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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