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귀영 / 강진군 농민회 사무국장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했다. 부모의 자식사랑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을 자신이 살붙이로 여긴다.

장사익의 노래 ‘꽃구경’의 가사에서 자식이 봄날 꽃구경시켜 드리려 깊은 산으로 업고 가자 자신을 산에 버릴 것으로 생각한 어머니는 자식이 돌아갈 길 걱정하며 솔잎을 한 웅큼 씩 따서 오는 길에 뿌리는 것처럼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아도 자식걱정을 하는 것이 부모다.

우리 농민들은 묻고 싶다. ‘우리는 자식도 아니요? 우리 농민은 국민도 아니요?’ 태고적부터 농업은 사람의 운명과 같이하여 왔는데 그저 산업의 한 분야로 치부하여 수십년 동안 농업포기정책을 추진해오면서 농업은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더해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농업에 쇠몽둥이질을 하고 있다.

70년대 박정희 유신시절 저곡가 정책으로 젊은 농민들을 도시로 내쫓았고 80년대 수입개방 추진하여 농민을 절망에 빠지게 하고 90년대 수입개방으로 농가부채를 늘려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FTA를 본격적으로 마구 추진하면서 농업 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농업의 포기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말이다.

정부의 농업정책으로 인해 특용작물 하느라 하우스에서 골병이 들었고, 매년 도박을 하듯이 작물을 선택하고, 농가부채, 연대보증 때문에 제초제를 들이켰고, 사료값 때문에 소도 죽고 사람도 죽었다. 이 정부들어서 물가를 잡는다며 두더쥐 잡기 놀이하듯 몽둥이를 들고 오르는 족족 때려 잡았다. 왜? 농민만 때려 잡는가?

전 국민의 절반이 넘던 농민이 이제는 5.8%밖에 안되어 선거에 영향이 별로 없고, 평균이 65세를 넘은 늙은이들이고, 땅 파먹고 사는 무지랭이들이라서 농민들은 무시하고 버려도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2001년 나락값은 40kg에 60,440원 이었는데 2012년 공공비축미 1등 선지급금이 49000원이다. 1월에 추가 지급된다 하더라도 10년전 수준이다. 매년 물가 인상률 3%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농협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1마지기당 쌀직불금 합산 실질소득은 2005년 54만 3250원에서 2010년 39만 9499원으로14만 3751원이나 떨어져 5년동안 쌀농가의 소득 감소액이 9조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인상된 생산비까지 생각한다면 농업 소득의 감소액은 더욱 커질 것이다.

농업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면 농민들이 설자리를 잃게 된다. 농업소득은 줄지만 이자부담이나 각종 원자재값 상승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농업소득 감소의 속도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을 끊어줄수 있는 주체는 현재로서는 정부밖에 없다.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농민을 살리려 한다면 다양한 처방이 나올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국민이고 자식이니 자식대접을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다죽어가는 농업과 농민을 살리고, 전 국민의 먹을 거리인 식량을 지킬 수 있도록 농업 철학이 바로선 새 정부를 절실히 원한다. 다시 한 번 ‘농/민/도/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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