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안/ 편집국장

“아무리 농기계와 영농기술이 발전해도 농사는 하늘에 달렸네요”
강진읍의 한 농민이 보리가 심어진 들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올해초부터 최근까지 25일이상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20㎜의 비가 내린 이후 3주연속 주말에 비가 내리고 있다. 잦은 비는 보리와 쌀귀리 등 동계작물에게는 치명타이다.

일반적으로 맥류의 경우 이시기에는 강한 햇빛을 양분삼아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성장해야하지만 요즘 보리는 잦은 강우로 인해 항상 토양이 젖어있다보니 뿌리를 강하게 내리지 못하고 키만 자라는 웃자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5월이후 강한 바람에 취약해져 도복피해가 나타나기 쉽다. 병이 확산될 우려도 커진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지난해에는 가을철 연달아 3개의 태풍이 연속으로 북상해 많은 피해를 주는가 하면 장마기간이 40일이 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갈수록 온난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농업은 특성상 날씨에 민감하다. 작업을 편리하게 해주는 농기계가 발전되고 각종 최신 영농기술 등도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민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날씨라고 볼 수 있다.

이상기후가 최근 몇 년간 기승을 부리면서 15년 연속 전남10대 우수쌀에 선정된 ‘프리미엄 호평’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호평벼만을 엄선해 판매해왔지만 날씨의 영향으로 호평벼 재배가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이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2009년 한때 1,163㏊까지 재배 면적이 확대되며 인기를 누렸던 호평벼는 이제 재배를 꺼리는 벼 품종이 되어버렸다.

군과 지역농협에서 40㎏당 1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했지만 장려금 금액이상으로 수확량이 감소되면서 결국 호평벼 계약재배는 지난해부터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기온, 강수량, 강우시기 등이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날씨를 통계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철저히 분석해 이를 농업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영농방법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앞으로 미래 농업은 기후변화에 적응여부가 크게 좌우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강진농업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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