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방선/강진군 친환경농업과 유통팀장

농촌에서 로컬푸드가 될까? 우리 강진에서도 모든 농산물이 다 나오는데 로컬푸드가 될까?

민선7기 공약사업인 로컬푸드는 맞벌이 부부, 핵가족, 1인 가족 등을 겨냥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소량판매 함으로써 당초 우려와는 달리 성공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사업들도 많지만 농업소득이 70%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우리군 농업인들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사업은 단연 강진 로컬푸드다.

막상 귀농은 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는 한 공사장 막노동 등이 아니면 마땅히 소득을 내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게 농촌현실이다. 또한 중소농 부녀자 및 노약자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7월 하순 개장한 로컬푸드는 현재 280여 농가에 420여 품목으로 활기차고 실속 있게 운영되고 있다. 로컬푸드에 참여한 한 젊은 귀농부부는 강진 로컬푸드를 극찬하며 향후 로컬푸드 참여에 대한 순수하고 욕심 없는 포부가 멋지다.

지난해 여름 강진에 로컬이 없었다면 다 버려졌을 노각(늙은 오이)과 지난 겨울 김장을 하고 남은 속살하얀 작은 배추들도 로컬푸드로 나와 소득으로 이어지면서 출하자도 소비자도 모두 즐겁게 한다.

매일 상품 진열 전 작업장은 그간 낯익은 얼굴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또한 출하농가들의 노란 조끼는 구매고객과 확연히 구분되어 더욱더 믿음을 준다.

지난해 7월 20일 무더운 여름날 임시개장을 앞두고 관내 모든 농산물을 이것 저것 다 모아도 매장은 한 여름임에도 초라하고 썰렁하기만 했다. 개장 전 강진농협 파머스마켓 식품 코너는 외지에서 들어온 농산물이 대부분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과 3차례 가을 태풍을 이겨내고 불과 155일 만인 지난해 연말 6억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해가 바뀌면서 금년 짧은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1억 원 이상의 매출과 함께 2월 10일 현재 2억 3천여원을 돌파했다는 말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기록이다.

다른 시군처럼 주변에 위성 도시가 있는 것도 아니며 지나가는 길목도 아니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 오늘도 변함없이 로컬에 참여한 우리 농업인들과 강진농협 로컬담당들에게 칭찬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그간 1년 전부터 실시한 수차례의 이론교육과 현장견학, 군 지원 사업 등은 헛수고가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제는 분야별, 출하자 별로 대표작목, 주특기, 신상품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막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상추 등 신선야채, 삶은 나물, 상품포장 전문가와 다소 컴퓨터가 미숙한 어르신들 라벨작업 지원 등에 적극 협조하는 젊은 모범 회원들도 있다.

시행초기에는 모두들 아침에 물건만 진열해 놓고 가면 그만인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이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장을 둘러보고 내 상품을 점검하는 회원들이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한술 더 떠서 내 상품이 당일 덜 팔리면 오후에 세일 판매로 소진시키는 재치 있는 농가들도 있다. 떡이나 신선채소 등은 유통기간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면 순간 쓰레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개장 후 몇 개월간은 아침에 한번 진열해 놓고 가면 오후에는 매대가 텅 비어 고객들에게 실망을 주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제는 저녁시간 장을 보는 고객들을 위해 오후에 출하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소득도 올리고 로컬푸드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은 로컬의 무궁한 발전을 의미한다.

몇 년 전부터 5만원권 지폐가 나오면서 1만원권은 중학생이상에게는 용돈으로 주기가 손 부끄러울 정도로 가치가 떨어진 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로컬 푸드에서 발휘할 수 있다.

단돈 1만원만 가져도 안전하고 신선한 상치, 시금치, 대파, 부추, 감자, 두부, 콩나물 등 찬거리를 푸짐하게 구입할 수가 있다. 장을 보러오는 소비자들 또한 신선하고 믿을 수 있으며 소량판매라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어 좋다고들 한다.

농업소득 5천 만원시대, 1억 이상 부농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큰 자본, 큰 노동력, 큰 기술이 아니더라도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해 낼 수 있는 일들이다.

사람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조금만 움직이고 노력하면 그날그날 판매액이 문자로 들어오고 1주일에 한번 씩 결제가 되니 그 맛에 이제는 로컬을 버릴 수가 없다고들 한다. 큰 욕심이 없다면 소일거리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나만의 취미생활 등 여가를 즐길 수 있어 아주 좋은 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개장 7개월째로 접어드니 시행초기 매출보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간 고정고객이 늘어나면서 강진이 생활권인 완도군 일부 읍면과 이웃 장흥군에서 까지도 강진 로컬푸드를 찾고 있다고 한다.

한번 찾은 강진로컬 평생고객이 되도록 군, 농협, 생산자들은 초심을 잃지 말고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로 언제 가도 있더라는 믿음을 주며 지극 정성을 대해야 할 것이다. 전년에 이어 금년에도 군과 농협에서는 교육 및 현장견학, 신선채소류 재배에 필요한 소규모 비닐하우스 및 포장재, 안전성 검사비등을 지원한다.

강진 로컬과 연계해 현재 서울시 공공급식, 수도권소재 롯데슈퍼 등 참여는 물론 향후 서울시 non-GMO(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식재료)사업 등에 참여하게 되면 강진군의 중 소농 로컬 참여 농업인들에게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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