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량 율변에 속한 치산마을 주민들 마을 독립 요구
마을방송 청취 불편, 주민간 갈등 등 불편 호소

칠량 율변마을 주성식 이장과 최정옥 치산마을 노인회장(좌측)이 멀리 떨어져 있는 율변마을을 바라보며 행정적, 정서적 거리감 등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칠량 율변마을 주성식 이장과 최정옥 치산마을 노인회장(좌측)이 멀리 떨어져 있는 율변마을을 바라보며 행정적, 정서적 거리감 등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칠량면 치산마을 주민들이 최근 행정구역상 율변마을에 속해 있는 마을을 독립마을로 분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치산마을은 현재 행정구역상 율변마을에 속해있다. 율변과 치산마을 합쳐서 이장이 1명이다. 행정구역상으로 보면 같은 마을에 속해있지만 거리상으로 보면 양 마을회관을 기준으로 보면 거리가 약 600m가량 떨어져 있다.

이 두 마을이 하나의 마을로 묶이게 된 것은 인구수때문이었다고 주민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최정옥(81) 노인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70여년전만 하더라도 치산마을에는 6가구 정도만 모여사는 작은 마을이었다. 반면 율변마을은 60~70호정도 되는 큰 마을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 마을의 인구는 역전됐다. 치산마을이 현재 33세대 84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반면 율변마을은 인구 감소로 인해 25세대 36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되어버렸다.

인구가 많았던 본 마을보다 치산마을의 인구가 훨씬 많아진 것이다. 이는 최근 강진산 장미가 주목을 받으면서 귀농, 귀촌인들이 치산마을로 유입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거리가 떨어져있는 마을이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여있다보니 주민들은 불편한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먼저 정서적 유대감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거리상 양 마을이 떨어져 있는 데다가 1년에 연말 마을 동계때가 아니면 특별히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율변마을에서 자녀 결혼식이 있었지만 치산마을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을 정도이다.

또 한가지는 마을방송이다. 현재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주성식(64) 이장은 치산마을에 살고 있는데 마을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600m 떨어져있는 율변마을로 가야한다.

또 방송 스피커가 율변과 치산마을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탓에 치산마을에는 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에 이장이 치산마을 33세대를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전달해야만 한다.

또 거리상 떨어져 있는 탓에 마을에 예산이나 기금이 내려오면 다툼이 발생되기도 한다.

최근 도지사가 장미 화훼단지를 방문하면서 도비 2억원이 내려왔다. 그중에서 1억5천만원은 치산마을내 땅심화훼법인에 지원됐고 나머지 5천만원은 마을에서 사용할 기금이었다. 양 마을 주민들은 예산을 어느 마을에서 쓰느냐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5억원의 사업비가 내려왔다. 하지만 이 기금중 95%정도는 본마을인 율변마을에 집중됐고 5%정도만 치산마을에 사용되면서 치산마을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2개 마을을 합쳐서 이장 1명을 선출하기 때문에 연말 마을 동계때가 되면 치열한 상황이 펼쳐진다. 2개 마을 주민들은 편이 나눠져 서로 자기 마을에서 이장을 배출해야 한다며 치열한 상황이 펼쳐진다. 화합하고 사이좋게 지내야할 마을주민들끼리 감정이 쌓이고 있다.

주성식 율변마을 이장은 “이장 수당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마을 주민들의 요구처럼 마을분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군에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군에서는 최근 정부 방침상 행정구역 통합 위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마을분리는 현장 확인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군은 지난 2015년 도암 표장마을의 분리가 논의되면서 인구감소와 행정력과 예산 낭비 등의 우려에 앞으로 분리 요구에 대한 자체 기준을 결정했다. 최소 20가구 이상이 신규로 유입돼 새롭게 마을이 형성되거나 마을간 거리가 2㎞이상일 경우 검토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군관계자는 “칠량 치산마을 주민들이 건의하면 절차에 따라 마을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조사할 계획”이라며 “마을 분리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인 만큼 여러 가지 종합적인 여건들을 감안해 타당성 검토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강진군 마을 분리 총 5건

가장 최근 도암 율포마을이 표장서 분리돼

지금까지 강진군의 행정구역 분구는 5건이 있었다. 지난 2005년 강진읍 팔영마을에 속해있던 차경마을이 별도의 마을로 독립됐고 같은 해 도암면 망호마을에 속해있던 가우도가 별도의 마을로 분리됐다. 지난 2007년에는 강진읍 호산마을에 있던 학산마을에 별도의 마을로 떨어져나왔다.

이후 한동안 마을분리는 없었으나 지난 2013년 귀농인들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달빛한옥마을이 태어나면서 월남마을과 달빛한옥마을이 분리됐으며 지난 2016년에는 도암 표장마을에 속해있던 율포마을이 별도의 마을로 독립하는 데 성공했다.

율포마을은 표장과 2.5㎞가 떨어져 있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아 마을주민들의 강력한 건의로 마을분리가 성사됐다. 지난 2016년 1월에는 새로 독립된 율포마을의 표지석 제막식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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