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간접적으로 성공은 직접적으로… 딸기에 젊음 바쳤죠

광주 농산물공판장에서 강진딸기 우수성 알려
2015년 후계농업경영인 선정돼 농업 본격화
강진군의 농업정책 큰 도움 돼

 김 대표가 운영하는 딸기 농장은 수확량이 많을뿐더러 크기나 상품의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농산물공판장에서 최고가로 낙찰받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딸기 농장은 수확량이 많을뿐더러 크기나 상품의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농산물공판장에서 최고가로 낙찰받고 있다.

‘실패는 간접적으로 성공은 직접적으로’
강진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응철(31)대표의 인생 모토다. 다른 농장의 성공사례는 적극 반영하는 한편 실패사례는 되도록 피해서 가자는 김 대표의 농장 운영 방침이기도 하다.

덕분에 농사를 시작한 지 5년밖에 안된 새내기 농업인이지만 매년 무서운 기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농산물공판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을 정도로 성과를 돋보인다. 

 

김 대표는 1월 들어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딸기 수확에 나선다고 한다. 2월 들어서는 하루 수확량이 1㎏박스를 기준으로 평균 250박스에 이르고 있다.
김 대표는 1월 들어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딸기 수확에 나선다고 한다. 2월 들어서는 하루 수확량이 1㎏박스를 기준으로 평균 250박스에 이르고 있다.

●청년의 열정 그리고 강진의 농업기술이 최고를 만들다
지난 10일 찾아간 성전면의 한 딸기농장. 6,000㎡(1천800평)규모로 들어선 비닐하우스로 발걸음을 향하자 경쾌한 음악소리가 금세 귓가를 휘감았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사람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듯 식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김 대표가 5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나름의 ‘음악 농법’이다.

비닐하우스 내부로 들어서자 달콤한 딸기향이 코끝을 찔렀다. 주변으로는 꿀벌들이 쉴 새 없이 날아들었고 탐스럽게 익은 딸기열매 곁으로는 수확의 손길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공중딸기로 불리는 고설식(高設式)양액방식으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땅에서 재배하는 토경재배와 달리 ‘베드’를 설치해 공중 재배 방식으로 딸기를 생산하는 것인데, 노동비 절감은 물론 작물에 필요한 물과 양분, 온도를 인공적으로 조절하면서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강진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맞춤형 양액배합비율을 처방받아 정밀 관비시스템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불필요한 비료의 낭비를 줄였고 각종 병해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는 하우스 내부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딸기 작물에 음악을 들려준다.
김 대표는 하우스 내부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딸기 작물에 음악을 들려준다.

또한 지난 2018년도부터 강진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배양된 클로렐라를 공급받아 딸기 작물에 활용하는 농사기법도 적용하고 있다. 클로렐라에 함유된 풍부한 미네랄과 아미노산은 딸기 과육의 신선도와 당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얻은 탄탄한 정보를 기반으로 딸기를 키우다보니 작황은 해마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옆에서 보면 그저 순탄하게 농업을 이어가고 있는 젊은 농업인으로 보일 테지만 김 대표의 노력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강진에 여러 딸기농가들을 찾아가 보고 듣고 또 배우면서 일 년을 그렇게 보냈다. 담양은 물론 멀리는 경남 산청과 충북 논산의 딸기농가를 찾아간 적도 있었다”며 “농가들의 성공사례나 장점들을 우리농장에 맞게끔 연구하고 반영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SNS활용하여 다른 농가들과 작물의 정보나 생육상태를 공유하고 연구한다.
SNS활용하여 다른 농가들과 작물의 정보나 생육상태를 공유하고 연구한다.

그러한 김 대표의 노력 덕분에 그의 딸기농장은 월등한 출하성적을 자랑한다. 김 대표의 농장에서 하루 수확하는 딸기양은 1㎏박스 기준으로 평균 250박스 정도. 지난여름 잇따른 폭염과 늦은가을 계속된 태풍으로 올해 딸기 농가들 상당수가 고전을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확량이라는 게 주변 딸기농가들의 평가다.

지속적인 품질관리로 최근에는 광주의 농산물도매시장인 ‘호남청과’ 공판장에서 최고의 낙찰가격을 받는 일도 많아졌다.

호남청과 한 관계자는 “김 대표의 딸기는 수확량도 많을뿐더러 크기나 상품의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올해 공판 경매에 있어 최고가를 찍는 날이 많을뿐더러 2월 들어서도 낙찰가격이 평균가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수확한 딸기를 선별하고 포장박스에 담는 일도 김 대표가 직접한다.
수확한 딸기를 선별하고 포장박스에 담는 일도 김 대표가 직접한다.

이렇듯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는 처음 딸기농사에 뛰어들 때부터 ‘고품질’생산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공부했던 게 컸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는 “강진의 다양한 농업정책은 초보나 청년농부들에 있어 큰 힘이고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강진군과 함께 농촌의 미래를 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농업 정보화 시대…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
김 대표가 농업에 나선 것은 고교시절부터 농업에 미래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강진농고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한동안 직장생활을 해오던 김 씨는 농업의 잠재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해왔고 20대 후반이던 2014년도에 강진으로 내려와 농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이듬해에는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발돼 농업을 본격화했다.

초보농부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시설 하우스 내부의 온·습도와 병해충의 발병 등의 환경관리는 단순히 이론이나 학습의 능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강진군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받아 어려움을 해결하였고 특히 다른 딸기농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농사에 자신감을 얻었다.

모종 관리에 있어서도 3년 전부터 ‘제자리 육묘’방식에 제법 성공을 거두면서 소요 예산을 크게 줄여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에는 장흥과 전북 부안 등 각지의 딸기 농가들이 찾아와 그의 재배 노하우를 묻고 갈 정도다.

요즘 김 대표는 젊은 농업인답게 SNS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산 넘고 바다 건너의 농장들도 모두 SNS를 통해 견학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SNS를 잘 이용한다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면서 “다른 농장과 우리 농장의 생육과정이나 상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운영을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5개년 계획을 세워 재배 면적을 늘려 시설을 규모화하고 체험공간을 갖춰 강진의 관광산업에 공헌하는 청년농업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아직도 어렵고 힘들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그럼에도 노력한 만큼 되돌려주는 농사가 재미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농촌에서 삶의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며 “농업은 분명 전망이 있는 산업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계속 노력해야하고 학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는 빠른 것이 장점이지만 농촌은 천천히 흘러가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 그는 오늘도 농업‧농촌의 잠재력을 활용해 미래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   

 

딸기는 원래 관상용이었다?
우리가 즐겨먹는 딸기는 애초에 식용이 아니었다. 16세기의 야생딸기는 지금보다 크기가 작고 신맛이 강해 유럽인의 관상물이었다.

딸기는18세기를 지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1712년 프랑스 식물학자 프레지어가 칠레 해안가에서 진지하게 딸기 관찰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딸기 관철서는 딸기 기록인 동시에 군사 정보를 적은 암호였다. 프레지어는 칠레에 파견된 프랑스 스파이였고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식물학자로 위장했던 것이다.

프레지어는 프랑스로 돌아온 뒤 칠레 딸기에 관한 책을 출판하면서 식용 딸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험을 거듭한 끝에 품종을 교배해 식용 딸기를 탄생시켰고 딸기는 일본을 거쳐 1900년대 초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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