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서 ‘따뜻한 겨울 풍경’ 속출
독사가 어슬렁거리고, 도로에는 개구리 로드킬
읍 목리, 칠량서는 한 달 일찍 실뱀장어 잡이 나서

목리 탐진강의 모습이다. 사흘전만 하더라도 이곳에서는 실뱀장어 잡이를 위해 주민들이 그물을 쳐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한달 가량 앞선 작업이다.
목리 탐진강의 모습이다. 사흘전만 하더라도 이곳에서는 실뱀장어 잡이를 위해 주민들이 그물을 쳐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한달 가량 앞선 작업이다.

읍 초동마을에 사는 박정웅(42)씨는 설날이던 지난달 25일 마을회관 앞을 지나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정자 아래에서 검은 무늬의 무언가가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 더 가까이 가보았다. 그러곤 이내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쳐야만했다.

삼각형머리에 흙갈색의 무늬가 뚜렷한 것이 영락없는 ‘독사’의 모습이었다. 주변에 있던 누군가는 “칠점사”라고 소리쳤다. 칠점사는 까치살모사의 또 다른 명칭으로 우리나라에서 독이 센 뱀이다. 

읍 초동마을에서는 독사가 출현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읍 초동마을에서는 독사가 출현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박 씨는 “당시 주변에 있던 주민들 모두가 두눈을 의심했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며 “꽃뱀은 이 시기에 종종 발견된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독성이 강한 뱀이 출현한 것은 주민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따뜻한 겨울에 생태계 교란이 일고 있기는 보은산 일대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읍 서성리 CNS3차 아파트부터 고성사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개구리의 활동 모습이나 사체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는 것.

개구리는 일정기간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비가 내리면서 산란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평년보다 따뜻했던 날씨로 인해 개구리가 일찍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환경정화에 나서고 있는 한 어르신은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이 일대 길목에서 죽어있는 개구리 사체를 7~8마리 정도 치웠던 것 같다”며 “1월에 개구리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산동물병원 강성철 원장은 “뱀과 개구리는 모두 동면을 하는 생물로 아마도 따뜻한 겨울날씨가 지속되면서 계절을 착각해 밖으로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기에 흔한 현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목리 일대 탐진강도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이런저런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1월말부터 수면위로 떠있는 부표들의 모습이다. 대부분이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그물들의 표식이다.

실뱀장어 잡이는 빠르면 정월대보름이 지나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따뜻한 겨울날씨가 계속되고 수온이 상승하면서 실뱀장어 잡이가 앞당겨진 것이다.

40년 넘게 실뱀장어 잡이를 하고 있는 박병진(87‧칠량면)어르신은 “올해 실뱀장어 잡이가 확실히 빨라졌다. 칠량면 일대에서도 작업이 진즉 시작됐고 지난 3일에는 15마리 정도 어획한 주민들도 있었다”며 “겨울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촌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관내에서는 목리와 남포, 칠량 등에서 실뱀장어 잡이가 이어지고 있으며 어민들에 따르면 그 시기가 한 달은 빨라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각종 해충들의 겨울나기도 쉬워지면서 하우스 등 시설재배농가들 사이에서는 병해충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버섯농가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모습인데  노지 재배 농가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목재운반 사업을 하는 김이현(81·강진읍)어르신은 “따뜻한 겨울날씨가 계속되면서 버섯종균을 심는 나무에 물이 오르고 여러 종균도 함께 자라나면서 버섯 작황이 저조한 실정이다”며 “버섯 재배농가들도 처음 겪는 날씨다보니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고민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전 무위사 홍매화는 보름이나 일찍 꽃을 피웠다.
성전 무위사 홍매화는 보름이나 일찍 꽃을 피웠다.

지난 4일 성전 무위사에서는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홍매화의 모습에 사찰의 한 관리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찰의 한 관리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며 홍매화가 첫 꽃망울을 터트린 당시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내비쳤다. 사진이 저장된 날짜는 1월15일. 해마다 1월말이나 2월 초에 꽃을 피웠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개화시기가 보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한편 지난 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광주전남 기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전남지역 평균 기온은 4.6도로 나타났다.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3.1도 높은 것으로 1973년 기상관측 시작 이래 가장 높은 기온으로 관측됐다. 강진지역 평균기온 또한 4.6도를 기록했으며 1월 적설량은 처음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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