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강진산 쌀귀리 드셔 보세요”

16년전 귀향, 아버지 뒤를 이어 농사꾼 돼
2013년 쌀귀리 재배, 여러번 실패 끝에 성공
대양 귀리 치매치료 도움주는 성분 발견돼

강진읍 초동마을에 있는 개똥이네 농장 표지판 앞에서 박정웅씨가 자신이 직접 재배한 쌀귀리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읍 초동마을에 있는 개똥이네 농장 표지판 앞에서 박정웅씨가 자신이 직접 재배한 쌀귀리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 강진산 귀리가 전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농진청에서 연구결과 귀리에 함유된 성분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진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발표됐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전남대학교와 함께 한 동물실험 결과, 귀리의 ‘아베난쓰라마이드’ 성분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베난쓰라마이드’는 지금까지 보고된 곡물 중 유일하게 귀리에만 있는 물질로, 알츠하이머를 유도한 쥐에 이 성분을 2주간 먹인 결과 뇌에서 억제됐던 기억 형성 기능을 회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국산 귀리 품종인 ‘대양’을 중점적으로 연구를 했는데 연구에 활용된 귀리가 바로 강진읍에서 개똥이네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웅(42)씨가 재배한 대양품종 귀리였다.

● 16년전 귀향, 부친 뒤이어 청년농부로 변신

개똥이네농장 박정웅씨가 자신의 논에 비료를 살포하고 있다.
개똥이네농장 박정웅씨가 자신의 논에 비료를 살포하고 있다.

박 씨는 강진읍 초동마을이 고향으로 고등학교 졸업이후 고향을 떠났다가 지금으로부터 16년전 귀향한 젊은 농부이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게 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업에 뛰어들었다.

농사 초기에는 일반적인 벼농사와 보리, 버섯 등을 재배해왔지만 농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재배하지 않는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작물에 뛰어들었고 그렇게 선택된 것이 바로 귀리였다.

지난 2013년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적극 장려했던 작물이 바로 귀리였고 여기에 관심을 있었던 박 씨는 쌀귀리 농사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기술과 지원아래 쌀귀리 재배를 시작했는데 이때만 하더라도 3~4 농가 정도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쌀귀리연구회에 소속된 농가만 30명이고 도암농협 계약재배 농가와 나주 우정정미소 계약재배 농가들까지 더하면 농가수는 크게 늘었다.

● 2013년 쌀귀리 재배 도전, 전국 전문가 찾아다니며 연구

지난해 6월 박정웅씨의 논에서 쌀귀리를 수확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박정웅씨의 논에서 쌀귀리를 수확하고 있다.

쌀귀리 재배 초기만 하더라도 작물의 특성도 모르고 기술도 부족해 3~4년 정도는 수확에 애를 많이 먹었다. 여기에 질좋은 쌀귀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종자가 필요한데 구하기가 어려웠고 재배를 하더라도 품위가 떨어져 판매하기가 어려웠다.

이때부터 쌀귀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을 찾아가 종자 전문가로 통하는 한옥규 박사를 찾아가 직접 서울로 올라가 쌀귀리 종자와 재배법 등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면서 배워나갔다.

현장에서 재배하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한 박사에게 직접 내려와 줄 것을 요청하면서 직접 강진 재배 현장을 보여주며 궁금한 것들을 해결해나가곤 했다. 아직도 한 박사는 박 씨의 멘토이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귀리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됐다.

박정웅씨가 활동중인 가업2세농업인들의 모임인 나아농 회원들의 모습.
박정웅씨가 활동중인 가업2세농업인들의 모임인 나아농 회원들의 모습.

쌀귀리는 동계작물이지만 맥류와 기술과 재배방법이 많이 다르다. 맥류는 비가 자주 오면 자라는 데 좋지만 귀리는 반대로 파종시 습도가 높거나 비가 자주 내리면 썩어버리곤 한다. 또 영하 4~5도 정도 추위가 오면 동해를 입어 죽어버리고 맥류에 비해 시비량도 절반 수준으로 적게 주어야 한다.

또 건조할때도 고온건조가 불가능해 30도 정도 저온에서 천천히 온도를 올려가며 오랫동안 건조를 시켜주어야 한다. 고온건조를 하게 되면 건조기의 기름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상품가치가 떨어져 판매를 할수 없다.

쌀귀리연구회원들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쌀귀리연구회원들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박 대표는 작물에 대한 연구외에 좋은 종자에도 집중했다. 현재 박 씨는 식량과학원의 쌀귀리 분야 명예연구원으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식량과학원에 있는 박형호 박사와 함께 쌀귀리 파종시기, 종자관리, 수확기 등까지 함께 연구하며 데이터를 쌓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 쌀귀리 종자 보급종 만드는데 성공, 전국서 유일
박 씨는 식량과학원 박사들과 함께 좋은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쌀귀리 순도 100% 원원종 종자를 받아와 이를 증식시켜 원종으로 만들었고 보급종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식량과학원에서 쌀귀리 원원종 종자를 받은 곳은 전국에서 나주, 정읍과 강진이 유일한데 강진외 2 곳은 증식을 하는데 실패했다. 강진만 유일하게 성공한 셈이다.

이를 토대로 박 씨는 종자판매업과 쌀귀리 조양(쌀귀리 품종이름) 실시권에 대해 특허까지 가지고 있다. 전국 농가에 쌀귀리 종자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렇게 올해 박 씨는 쌀귀리만 약 4만평정도를 재배할 계획이다. 강진 전체로 보면 약 600㏊로 전국 귀리 생산량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귀리에 있어서 강진은 전국에서 독보적인 곳이 되어가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종자와 귀리 판매로 1억이상 매출을 올렸다. 현재 전국 E마트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적힌 쌀귀리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 쌀귀리연구회로 자신의 노하우와 기술 공유
박씨는 그동안 자신이 수년간 연구한 끝에 찾아낸 재배 노하우를 지역 농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쌀귀리연구회를 결성했고 현재 30명이 활동중이다.

최근에는 회원들과 함께 쌀귀리에 대해 연구하고 그 성과들을 함께 공유하며 데이터화 해서 식량과학원과 제품개발과 성분 등에 대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박씨가 수확한 쌀귀리 대양 품종을 가지고 식량과학원에서 성분과 효과에 대해 연구했고 치매예방에 좋은 물질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박 씨는 “강진은 전국 어느 곳보다 순도높은 질좋은 쌀귀리 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기후와 재배기술, 노하우, 생산기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며 “한가지 아쉬운점은 유통이나 가공시설이 없다는 점인데 지역에 쌀귀리 유통이나 가공시설만 갖춰진다면 쌀귀리 분야에 있어서 강진이 전국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감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쌀귀리 어떻게 먹어야 할까

쌀귀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조절에도 좋은 효과가 있고 최근에는 치매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쌀귀리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먼저 쌀귀리를 믹서기에 갈아 갖은 채소를 곁들여 간편하게 죽으로 만들어먹어도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신선한 야채와 견과류 등과 함께 샐러드 형태로 먹어도 톡톡 터지는 귀리의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쌀귀리를 팬에 볶고 나서 가루로 만들어 우유 200㎖에 꿀 1스푼, 귀리가루 2스푼을 넣으면 아침식사 대신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 된다. 다른 곡물들과 함께 갈아서 미숫가루로 먹어도 좋고 떡으로 만들어 먹어도 귀리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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