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광주에서 발행되는 무등일보(뉴시스. 광주MBC공동조사)와 전남매일이 지난 12월 하순 별도로 진행한 광주·전남 총선 여론조사결과가 파장을 몰고 왔다. 광주에선 민주당이 싹쓸이 기세였고 전남은 현역이 강세였다. 군소정당 현역과 민주당 후보 간의 총선 결투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될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8개 선거구인 광주의 경우 A 사 조사에서 무소속 현역 1명을 제외한 7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소속(현역1명포함)이 선두를 차지했다. B 사의 경우도 현역이 아닌 대안 신당 예비후보 1명만 앞섰을 뿐 민주당 일색이었다. 호남 정치 1번지에서 노힛트, 노런의 퍼팩트게임을 꿈꾸어볼 수 있는 결과다.

전남쪽에선 양상이 달랐다. 양 언론사의 조사를 종합하면 전남 10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현역 3명만이 1위를 달리고 1~2곳은 선두 다툼양상이었다. 조사당시 전남지역 정당별 지지도는 민주당이 66.3%로 독무대였다. 민주평화당 1.8%, 바른미래당 1.7%, 대안 신당은 0.9%에 불과했다. 인물론과 정당론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민주당 간판만으론 현역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는 메시지가 강하다.

목포, 여수, 그리고 강진·보성·장흥, 고흥이 특히 주목받았다. 이 세 곳은 군소정당 현역의원이 1위를 독점했다. 70%에 육박한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 벽을 뚫고 수위에 올랐다는 것은 정치공학적으로는 풀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선거구 지자체장도 민주당 소속이 많다.

여수와 목포시장은 민주당 출신이며 강진 지역은 복합선거구답게 민주당(강진·보성), 민주평화당(고흥. 당선 당시 당적), 무소속(장흥)으로 나뉘었다. 목포의 경우 대안 신당과 정의당 현역이 1.2위 경합을 벌였다. 민주당 후보들과의 격차도 컸다.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한 자릿수, 하위순위에 처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여수을은 소속당이 영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양측 조사에서 1위를 힘겹게 유지했다. 이와 관련 광주일보는 민주당소식통을 인용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목포시와 고흥·보성, 장흥, 강진선거구가 전략공천 검토대상이 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여론조사 공동시행언론 사인 뉴시스는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를 이렇게 상세보도했다.“ 황주홍 현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김승남 전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선거구 역시 32.1%에 달하는 부동층이 관건이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7일 고흥과 보성·장흥·강진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국회의원 인물 선호도 조사에서 황주홍 의원이 35.4%로 1위에 올랐고 16.0%를 얻은 김승남 전 의원이 2위를 차지했다. 황 의원은 장흥(41.1%)과 강진(39.5%)에서 강세, 보성(32.0%)과 고흥(22.5%)에선 낮았다.

반면 김 전 의원은 고흥(20.8%)과 보성(21.0%)에서조차 황의원에게 밀렸고 장흥(9.6%)과 강진(5.3%)에서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전남매일 조사에서는 황의원 27.9, 김 전 의원 18로 격차가 빈틈이 좁혀진 결과가 나왔다. 정당과 지역 인구수에 지배받지 않는 여론 변화추이가 눈에 띈다.

광주전남총선 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가 지난 19일 인터넷판에 총선 예측결과를 내놓았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최근 정당 지지율 통계 자료를 준연동형제에 대입해보았다. 그랬더니 28석이 걸린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단연 앞섰다. 갤럽통계를 대입하면 민주 21, 정의 4, 한국 1, 기타 2선이었다. 리얼미터 여론을 참조하면 민주 18, 한국 5, 정의 2, 기타 1이었다.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확연해진다. 자유한국당은 현 의석(108석)에서 최대( 한국갤럽 자료 기준) 40석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20~137석으로 현 의석(129)보다 조금 적거나 많게 나왔다. 준연동형제 수혜 정당인 정의당은 현 의석(6석)보다 최대 3배 이상인 21석이 나온다.

현재 여론조사기관의 정당 지지율만으로 총선을 예측하면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석권한다. 여기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4+1 협력체에 속한 군소정당이 각각 배분받은 의석수를 합하면 범여권은 과반은 물론 3분의 2인 200석을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헌이나 대통령탄핵을 가결할 수 있는 의석수다.

광주·전남 총선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이 민주당 쪽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월3주째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굳건한 추이를 받쳐주는 결과가 나왔다. 문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5.3%,부정은 50.9%, 민주당 지지율은 38.4%를 보였다. 전주대비 하락추세속에서도 호남의 대통령 긍정지지율은 5.9%포인트 오른 74.6%, 민주당 지지도는 9.3%포인트 상승한 67.9%였다.

문대통령 긍정평가 여론은 충청과 전라지역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하락했다. 이처럼 호남에서 정당지지율이 치우쳐 있지만 광주전남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율대로 총선 표심이 움직이지 않을수도 있다는 개연성도 엿보였다. 과거 선거를 통해 여론조사와 실제표심이 달리나오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는 현 자유한국당이 150석이상 확보할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100석을 겨우 넘기며 민주당에 밀리는 역전 상황이 벌어져 박대통령 탄핵 가결로 이어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광주·전남 총선의 경우 전국 이슈인 정권과 야당 심판이 아닌, 인물과 정당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아니라고 풀죽어 한숨지을 게 아니다. 그렇듯이 현역이 아니고 선수(選數)가 낮다해서 지레 겁먹을 것도 아니다. 

높은 도덕성, 문제 해결과 민심조정, 예산 확보등의 종합능력, 분단상황의 국가관을 보여주고 비젼을 제시한 후 천심을 기다리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대의정치 확립과 구국(求國)가치에 부합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한 선택 기준이 정의라면 행동하는 양심으로 이어져야 전제를 정당화하는 정의로운 주권행사라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