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거래가격 4만 원대로 추락 … 공급과잉 주요원인

지역 사업자들 “수익커녕 대출이자도 못 건질 판”

정부의 태양광 보급 확대 정책을 믿고 태양광발전사업에 뛰었던 이들이 대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사업자 수익 요소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가격이 70%가까이 폭락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말 그대로 태양광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가격이 2년 만에 반토막 나는 게 말이 됩니까. 이런 위험성이 있는 줄 알았으면 태양광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죠”

2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해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는 A(64‧도암면)씨는 수익성을 묻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태양광발전 사업을 시작하고 2~3년이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지금 상황을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 2018년도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투자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쏟아지던 시점이었다.
 
A씨는 자본금 2억 원을 털어 넣고 은행에서 16억 원을 빌려 사업에 나섰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8년이면 원리금을 모두 갚을 수 있을 줄 알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기대가 무너지기까지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수익 요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REC’거래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A씨처럼 민간 발전소가 만든 전력 수입은 한전의 전력구매 단가인 ‘SMP’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가격으로 결정된다.
 
쉽게 말해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한국수력원자력이나 포스코에너지, 남동에너지 등 여러 대형발전업체에 매매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지난 15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한전에서 직접적으로 지불하는 SMP 평균 거래가격은 1㎾h당 86원으로 지난 2년 동안 가격 변동에 큰 편차는 없는 반면 REC평균가는 4만228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7년 평균 가격(12만8천원)과 비교하면 1/3수준까지 내려앉은 셈이다. 한정된 거래 시장에 신규사업자들이 계속 진입하면서 REC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REC를 사들이는 수요자는 대규모 발전사업자로 한정돼 있고 이들이 의무 구매해야하는 REC규모는 정해져 있다”며 “수요 공급 논리가 그대로 반영돼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일부 사업자는 수익률 확보는커녕 대출금 갚기도 힘들다고 호소한다.

도암면에서 100㎿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는 B씨는 “지난 2018년도 당시에는 한달 평균 200만원 넘는 수익을 올렸지만 지금은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면서 “안전관리비용으로 월 45만원씩이 나가고 태양광보험료로 1년에 450만원이 빠져나간다. 이런저런 관리비용과 부가세를 제외하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고작 몇 십만원 정도다”고 토로했다.

B씨는 처음 시작할 때는 8년 남짓 되면 원금은 회수하겠다는 계산이었으나 지금은 원금 회수만 10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의 가격 하락이 가팔랐고 향후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사업의 투자에 있어 자본에 비해 대출을 과하게 받은 소규모 업자들의 경우에는 수익 악화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내 태양광 사업자들은 “태양광발전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면 쫓아다니며 말리고 싶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절대 답이 안 나오는 사업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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