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요 윤윤섭 대표가 겹문양 청자라는 낯선 이름의 청자를 발표한게 2013년이다. 청자의 종류가 하도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청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청자와 크게 다르지 않으려니 했다. 윤대표가 같은 해 겹문양 청자 제작 기술로 발명특허를 출원했을 때도 그 많고 많은 발명특허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대부분 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청우요가 제1종 전문 사립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됨으로서 이 겹문양 청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청우요 도자기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된 이유가 바로 겹문양 청자의 제작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겹문양 청자라는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고려청자에 견줄 제품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일까. 윤 대표로부터 겹문양 청자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잘 알려진대로 통일신라시대 중국에서 강진으로 들어온 청자는 고려시대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상감청자란 절대절미의 문양으로 다시 태어난다. 문양부분을 조각하여 흑백의 상감토를 메우는 방법으로 문양을 나타내는게 상감기법이다.

이 고려 상감청자가 조선시대 기술과 결합한게 바로 겹문양 청자다. 조선시대 분청자에는 박지기법(剝地技法)이라는게 있다. 화장토를 도자기의 전면에 바르고 문양의 여백을 긁어내어 문양을 나타내는 기술이다.
 
문양을 파내고 그 안에 흙을 채우는 상감기법과 정반대의 기술이랄까. 그런데 고려시대 상감과 조선시대 박지 기술이 결합하면 ‘입체문양이 표현된 상감 도자기’라는게 탄생한다. 기존의 상감청자가 2차원적이라면 박지기법을 도입한 청자는 3D 스타일이다.

만드는 방법은 복잡하다. 먼저 청자의 모양을 만들어 상감을 한다. 하늘을 나는 학을 상감을 해도 되고, 다양한 색상의 문양을 넣어도 된다. 그 다음에 다시 그 위에 흙을 바르고, 박지기법으로 원하는 문양을 조각해 낸다. 두겹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윤대표의 겹문양청자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문양과 컬러가 교차하면서 표면에서 입체성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현대적 디자인과 옛 정취가 교차하는 분위기도 깊다. 청자 같지만 청자와는 다른 청자다.

윤윤섭 대표는 이렇듯 상감과 박지를 결합시켜 제3의 도자기를 탄생시켰다. 이점이 높게 평가돼 특허도 받았고 박물관 등록도 따냈다. 21세기에 고려시대를 불러들여 조선시대를 접목한 것이다. 예술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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