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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투리]봉황 참바지락
주희춘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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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7  18: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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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량 봉황마을 갯벌에는 ‘역실등’이란 곳이 있다. 탐진강에서 실려온 토사가 오랜세월 쌓인 모래펄이다. 모양이 엎어진 등 같아서 붙혀진 이름이다.

역실등에서는 자연산 바지락 씨에 해당되는 종패가 두껍게 층을 이루며 서식했다. 요즘 처럼 어디서 가져와 뿌리는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자랐다.

이 종패를 채취해 사가려고 인근 완도와 해남, 장흥등지에서 배가 몰려 왔다. 제주도 성산포에 종패를 매년 200톤을 판 적도 있었다.
 
종패를 잡는 곳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1톤 미만의 소형 배만 이용이 가능했다. 종패 채취철이 되면 소형배 1천여척이 일주일 가량 장관이었다.

여기서 채취한 종패는 봉황마을 인근 갯벌에 뿌렸다. 바지락이 참 잘 자랐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되면 큰 바지락이 됐다. 90년대 말까지 230여 가구가 이곳에서 바지락을 파며 살았다. 지금도 봉황마을에는 당시 사용하던 공용 바지락 창고가 있다.

그때를 전후해 전일여객 버스가 매일 들어 왔다. 새벽이면 사람반 바지락 반으로 꽉 찬 버스가 마을을 빠져 나갔다. 마을 어촌계장은 집에 대형 금고를 두고 공동 판매대금 2천만원, 3천만원을 관리했다.

70년대 말부터 일본 수출이 시작됐다. 부산의 수출업체에게 바지락이 수송됐다. 매주 화요일 제품 검사가 있었다. 강진에서 바지락을 따로 포장해 가져오게 해서 까다로운 검사를 했다.

합격이 나오면 그 한 주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모든 바지락이 다른 검사없이 현해탄을 건넜다. 강진 바지락 품질이 일본 수출의 기준이 됐던 시절이다.

그때 40대 초반의 나이로 트럭에 바지락을 싣고 매일같이 부산을 오가던 봉황마을 출신 김종섭 전 강진수협조합장은 이제 70대 후반이 됐다.

강진산 바지락은 서울수산물공판장에 가면 인기가 짱이었다. 강진산, 고흥산, 전북 고창산, 충남 태안산을 전국 4대 바지락이라 했는데 강진산이 가장 먼저 팔렸고 그 다음이 고흥산이었다.

바지락은 물바지락, 돌바지락등 그 이름이 많았다. 강진산은 ‘참바지락’으로 인정 받았다. 깨끗하며, 크기고 고르고, 육질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많던 봉황마을 앞 바지락은 2000년대 들어 갑자기 사라졌다. 역실등의 종패도 씨가 말랐다. 장흥댐이 들어선 후 일어난 현상이다. 그런데 봉황마을 어촌계가 올초 전북 고창에서 종패를 구입해서 마을앞 갯벌에 뿌렸더니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인다고 한다.

봉황 참바지락이 다시 돌아 온 것일까. 이재영 어촌계장은 “좀 더 기다려 봐야한다”고 겸손해 하지만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벌써 입맛을 다시고 있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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